쪼개 팔고, 나눠 배달해주는 ‘1~2인 가구’용 상품과 서비스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1~2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60%를 넘어서면서 경제활동의 중심축이 4인 가구에서 ‘나홀로 가구’와 ‘우리 둘만 가구’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현대홈쇼핑도 김치, 곰탕 같은 대용량 식품을 절반으로 나눠 배송하는 ‘반반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가 상품을 소진하는 기간에 맞춰 매달 1~2회 나눠서 보내준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동일한 상품을 팔더라도 반반배송을 지원하는 경우 판매량이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며 “미용 상품과 홈트레이닝 상품 등으로 지원 품목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1인 가구에 적합한 상품을 모아 놓은 전문관(레티드)을 운영하고 있다. 와플기계와 커피머신, 실내자전거 등 여가·취미 상품이 인기다.
이 같은 서비스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홈쇼핑업계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행정안전부의 ‘2020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며 1~2인 가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2.6%에 달한다. 1인 가구는 사상 처음으로 900만 가구를 돌파하는 등 소비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
1~2인 가구의 증가는 구독경제 활성화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관측이다.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소량으로 구매하고자 하는 수요가 커지기 때문이다. 롯데제과는 매달 다른 구성으로 과자를 받을 수 있는 ‘월간 과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전통주 제조기업 배상면주가가 운영하는 ‘홈술닷컴’은 1~2주마다 술과 안주를 배달해주는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은 ‘빵 정기구독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도입 점포를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한 달에 5만원을 내고 빵집 브랜드의 인기 제품 1개를 매일 가져갈 수 있는 서비스로 30대 1인 가구의 선호도가 높다”며 “지난해 1월 타임스퀘어점에서 선보인 뒤 본점, 강남점, 센텀시티점 등으로 서비스 점포를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만/노유정/박종필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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