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오르면서 분양되는 아파트마다 경쟁률이 치솟고 가점 또한 오르고 있다. 일반적인 30~40대의 3~4인 가족으로는 당첨이 불가능한 수준이 됐다. 이 아파트 또한 주변 시세와의 차이로 '로또'로 불렸던 단지였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의 전용면적 101㎡D형의 기타지역에서 청약통장 만점인 84점이 나왔다. 지난해 서울 청약에서는 3번째, 전체적으로는 5번째 만점 통장이 됐다. 중대형에서 만점통장이 나왔고, 서울 청약임에도 기타지역에서 통장이 사용된 점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청약 가점에서 만점이 나오려면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을 충족해야 한다. 부양가족이 6명이어서 세대주 본인을 포함하면 주민등록등본상의 가족이 최소 7명이 되어야 나올 수 있는 점수다.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에는 만점을 비롯해 고가의 통장들이 대거 나오면서 당첨 커트라인이 높아졌다. 가점으로만 당첨자를 가리는 전용 84㎡에서 최저 가점은 64점이었다. 최고 당첨 가점으로 70점 이상의 통장이 속출하면서 평균 가점 점수 또한 60점대 후반~70점에 분포됐다.
그동안 청약통장 만점은 전용면적 85㎡ 미만인 중소형에서만이었다. 이번처럼 중대형에서 나온 경우는 거의 없었다. 중대형은 추첨으로 당첨자를 가렸고, 청약제도가 변하면서 가점이 포함된 건 얼마되지 않았다. 이번을 제외하면 지난해 만점 통장이 나온 주택형은 모두 전용면적 85㎡ 미만이었다. △ 2월 경기 수원 '매교역 푸르지오SK뷰' △ 5월 서울 동작구 '흑석리버파크자이' △ 9월 서울 양천구 '신목동 파라곤' △ 11월 경기 과천 '과천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 등에서였다.
중대형에서 만점통장을 비롯해 기타지역에서 고가통장이 나온 이유는 '시세차익' 뿐만 아니라 '거주 의무없이 서울 입성'이 가능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의 경우 전용면적 85㎡ 초과에서 50%는 가점, 50%는 추첨으로 당첨자를 가렸고 절반은 서울 나머지는 기타수도권 거주자가 대상이었다. 더군다나 이 단지는 실거주 의무가 없다. 오는 2월부터 분양가 상한제 적용돼 공급되는 아파트는 공공과 민영 모두 실거주 의무가 발생할 예정이다. 중대형은 그동안 추첨에서 요행을 바라면서 청약을 했지만, 이제는 기타지역이라도 서울 진입을 위해 확실한 통장을 넣는 게 증명됐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외의 수도권 집값도 급등하면서 서울에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아파트는 수도권 청약자들에게도 관심을 끌고 있다"며 "고덕강일지구는 모처럼 나온 서울 입성 기회다보니 고점의 통장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1순위에서 청약을 받은 15개의 주택형에서 평균 당첨가점이 기타지역이 서울 보다 높은 경우가 더 많았다. 기타지역이 더 높은 경우(기타경기 평균가점>서울 평균 가점)는 8개형이었고, 같은 경우는 1개형, 낮은 경우는 6개형이었다.
한편 지난해말 받은 이 단지의 1순위 청약에서는 458가구를 모집하는데 11만7035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255.5대 1을 기록했다. 특별공급 접수는 351가구 모집에 2만380명이 몰리며 평균 58.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별공급과 1순위 청약자를 합치면 청약자가 13만7000명에 달했다. 고덕강일지구에서 진행한 첫 민간 분양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3.3㎡당 평균 2230만원에 공급됐다. 주변 시세보다 수억원 저렴하게 분양가가 책정됐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