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과고 출신 서울대 의대생 논란 '과학인재 키우랬더니'

입력 2021-01-07 11:11   수정 2021-01-0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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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6곳에 동시 합격한 서울대 의대생이 방송에 출연해 의사로서 사회에 공헌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후 논란에 휘말렸다.

6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서울대 의대생인 신재문 씨가 출연했다.

신재문 씨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경희대 의대에 동시에 합격했다.

문제는 신재문 씨가 경기과학고등학교 출신이었다는 점이다.

MC들은 6개 의대에 합격한 비결을 묻다 "전교 1등이었냐"고 질문했다. 이에 신재문 씨는 "전교 3등이었다"며 "고등학교가 학점제인 경기과학고등학교였다"고 밝혔다.

의대 합격 비결로는 '자소서'를 꼽았다. 그는 "공부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한 걸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공부 잘하는 친구는 이 세상에 많으니까 왜 자기가 특별한 사람인지 어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대 진학을 위해 의료 봉사 215시간을 했다고 전했다.



과고 진학 단계부터 의대 진학을 염두에 두고 준비했다는 그의 스토리에 "과학고는 과학인재 키우려고 세금지원해주는 곳이니 의대 진학이 자랑은 아니지 않나", "과학 인재 양성을 위해 무료 학비 지원받는 과학고 가서 수시 지원 전부 의대 쓴걸 자랑이라고 방송하나"라는 비판이 나왔다.

제작진을 향해 "과학고의 의미를 퇴식시키는 분을 섭외했다", "대표적인 과학고의 잘못된 진로 예시가 당당하게 방송된 것이냐", "신 씨를 출연시킨 것은 제작진의 판단 미스다"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반면 "애초에 교육 시스템이 잘못된 걸 개인이 공부 잘해서 과고 간걸 탓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동안 교육계 안팎에서는 영재학교 졸업생 상당수가 이공계가 아닌 의학계열 대학에 진학한다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지적됐다.

과학고의 의대 진학 문제 논란이 계속되자 ‘2021학년도 서울과학고 선발제도 개선 및 이공계 진학지도 강화’안을 통해 과학 분야 영재를 키우기 위한 방안이 발표됐다.

영재학교인 서울과학고등학교는 2020 신입생부터 의학계열 대학에 지원하기만 해도 교육비·장학금을 환수하고, 교내수상 실적을 취소하기로 한 것이다. 교육비 강제 환수 조항 설치는 전국 8개 영재학교 가운데 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에 이어 두 번째로, 유독 높은 의대 진학률을 기록하고 있는 학교 사정을 반영한 조처다.

서울과학고는 2020 신입생부터 의학계열 대학에 지원하기만 해도 3년간 1500만원에 달하는 교육비를 돌려받기로 했다. 영재학교 학생이 내는 등록금은 국공립 일반고와 똑같지만, 정부는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박사급 교원 채용, 첨단 기자재 운영, 연구활동 지원 등을 위해 1인당 연간 500만원을 이 학교에 더 투자하고 있다.

그동안 서울과학고는 입학생에게 ‘이공계로 진학하고 의대 진학땐 불이익을 감수하겠다’는 각서를 받아왔다. 의대 지원 때 교사 추천서를 써주지 않거나, 실제 진학 땐 장학금을 환수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의대 진학률이 떨어지지 않자, 지원만 해도 교육비를 환수하는 조처를 들고나온 것이다.

하지만 고소득층 자녀가 대거 영재학교에 입학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학부모들은 1500만원을 토해내더라도 의대 진학율이 높은 영재학교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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