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 딸과 평범한 일상…'차도녀' 이미지 깬 나경원

입력 2021-01-07 13:48   수정 2021-01-07 14:12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아내의 맛'에 출연해 일상을 공개, 눈길을 끌었다.

정치권에선 방송을 통해 소탈한 모습을 선보인 나경원 전 의원이 단점으로 꼽히던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 이미지를 크게 희석시켰다는 평도 나온다.

지난 5일 방송된 '아내의 맛'에서 나경원 전 의원은 서울고등법원 판사인 남편 김재호 씨, 다운증후군 딸 김유나 씨와의 일상을 공개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딸에 대해 "처음에는 좀 막막했다. 빨대를 쓰는 것도 여러 단계를 거쳐 가르쳐야 했고, 어린이집도 선생님한테 사정하는 느낌으로 보냈다"고 회상했다.


딸의 입학을 위해 한 사립학교를 찾았던 일화도 털어놓으며 "교장이 내게 '꿈 깨라'며 '장애 아이를 가르친다고 보통 애들처럼 되는 줄 아느냐'고 하더라. 인생에서 가장 모욕적인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딸 유나 씨는 이날 수준급 드럼 연주 실력을 보여줬다. 나경원 전 의원도 딸이 연주하는 드럼 비트에 맞춰 탬버린을 흔들고 춤을 추기도 했다. 나경원 전 의원이 "시집 가도 엄마랑 같이 살 거지?"라고 묻자 유나 씨는 "결혼하면 무조건 자립"이라고 답했다.

유나 씨는 "이제 내가 벌면 엄마, 아빠를 먹여 살려야 한다. 엄마 아빠는 늙어가고 나는 커서 직장을 다닐 건데 언제까지 도움받을 순 없지 않으냐"고 했다. 유나 씨는 올해 29살이 됐다.

방송에선 나경원 전 의원의 어린 시절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성형설 의혹에 시달려왔다.

나경원 전 의원은 방송 출연 이유에 대해 "작년 낙선 이후 특별히 방송 출연이나 정치 활동을 안 했는데 그러다가 국민과 거리가 멀어진다고 느꼈다. 가까워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제가 일을 잘 못한다. 밥도 잘 못하고. 그냥 서투른 모습을 보면 위로가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나경원 전 의원이 출연한 방송분은 수도권 시청률 11.4%, 분당 최고 시청률 15.4%로 자체 최고 기록을 세웠다. 오는 12일에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출연할 예정. 유력 서울시장 후보들의 예능 맞대결이라 관심이 모아진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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