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 예보에도 서울시 '늑장 대응'…도심 교통 이틀째 얼어붙었다

입력 2021-01-07 17:12   수정 2021-01-15 18:49


한파에 기습 폭설이 겹쳐 도로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도심이 이틀째 마비됐다. 지난 6일부터 서울 도로 곳곳에 정체와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7일 출근길까지 불편이 계속되자 정부의 늑장 행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 곳곳 결빙…지하철 운행도 지연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어진 한파와 폭설로 전국에서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잇달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비상대응 수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렸다. 이날 오후 7시30분 기준 광주 전북 전남 제주 울릉도 등 6곳에 대설 경보가 내려졌다. 한파 경보가 발효된 곳은 서울 인천 대전 제주 경북 경남 등 15곳이다. 전북 김제에는 20.4㎝, 강원 평창에는 16.6㎝의 눈이 내렸다.

행정안전부는 한랭 질환자 8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수도계량기 274건, 수도관 7건 등 동파 피해도 이어졌다. 항공기는 김포·김해·제주공항 등에서 140편이 결항됐다. 여객선은 목포~제주, 백령~인천 등 82개 항로에서 108척의 발이 묶였다. 행안부 관계자는 “전국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와 유관기관에서 인력 3만360명과 장비 1만2060대, 제설재 15만여t을 동원해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서울에는 전날 오후 7시께부터 기습 폭설이 내려 2시간 만에 3.8㎝ 이상의 눈이 쌓였다. 서울 서초구의 적설량은 10㎝를 넘었다. 간밤에 내린 눈은 미처 녹기 전에 얼어 도로 곳곳이 결빙됐다. 이날 오전 2시20분께 서울 관악구의 한 교회 앞에선 미끄러진 차가 건물 외벽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전 4시30분께에는 올림픽대로 동호대교 인근에서 승용차와 승합차가 부딪쳤다.

한파로 곳곳에서 열차 출입문과 선로 전환기 등이 얼면서 열차 운행도 지연됐다. 서울지하철 1호선과 4호선 등에서 열차가 고장 나 한동안 지연 운행됐다. 이날 퇴근길도 한파와 폭설의 여파로 교통 혼잡이 계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교통 불편 및 사고 접수도 빗발쳤다. 경찰과 기상청 등은 이번 한파가 절정에 달하는 8일에도 출근길이 혼잡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서울시 대응 부족했다” 불만
서울에선 기상청과 서울시 등의 대응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설주의보를 발효할 정도로 많은 눈이 예상됐지만 사전 대비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서울 태평로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반모씨(39)는 전날 상도동 집으로 퇴근하는 데 3시간30분이 걸렸다. 반씨는 “평소 자동차로 15분이면 가는 거리를 힘들게 가야 했다”며 “기상청의 대설 예보나 서울시의 예방 및 대응 조치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모씨(40)는 “서울시 재난문자는 전날 오후 8시45분이 돼서야 왔다”며 “적극 대응했다면 혼란이 커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눈이 내린 시간이 퇴근 때와 맞물리면서 제설차를 투입하거나 제설제를 추가 투입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눈이 내리기 전에 일부 도로에는 제설제를 뿌렸지만 효과가 제대로 나지 않은 것 같다”며 “기온이 크게 내려가면서 눈이 녹는 속도보다 쌓이는 속도가 빨랐다”고 덧붙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설 예비특보, 대설주의보 등 순차적으로 알린 상황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7~9일 충남 서해안, 호남권, 제주도 등엔 5~20㎝가량 많은 눈이 계속 내릴 것”이라고 했다.

정지은/박종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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