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공수처장 후보 추천·의결 무효로 해달라" 집행정지 사건 '각하'

입력 2021-01-07 21:43   수정 2021-01-07 22:29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자가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 등으로 정해진 데 반발한 야당측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원들이 '공수처장 후보 추천 및 의결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집행정지 사건을 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안종화)는 이헌 변호사와 한석훈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했다.

'각하'란 사건이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될 경우 재판부가 별도의 심리를 거치지 않고 사건을 종결시키는 결정을 뜻한다.

재판부는 야당 측 추천위원이 공수처장 후보 추천 및 의결을 무효로 해달라고 요구할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원고로서의 지위를 갖추지 못했으니 소송 진행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신청인(야당 측 추천위원)들은 심사대상자(공수처장 후보자)와는 무관한 제3자"라며 "이 사건 결정으로 어떠한 권리가 침해됐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적격(원고가 될 자격이 있는지)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이 사건 추천결정은 소송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도 않는다"며 "추천 행위는 국가기관 상호간의 내부적인 의사결정 과정의 하나일 뿐, 그로인해 곧바로 국민의 권리나 의무에 어떤 변동이 초래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28일 공수처장 후보추천위는 김진욱 선임연구관과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초대 공수처장 후보로 결정했다. 이중 김 선임연구관이 최종 후보자로 지명돼 현재 인사청문회를 준비 중이다.

야당 측 추천위원들은 자신들을 제외한 채 의결이 진행됐고, 이는 야당의 비토권을 박탈한 것으로 절차적 정당성이 없다며 행정소송 본안과 집행정지 사건을 함께 냈다.

이날 이 변호사는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가 가진 비토권은 공수처에 대해 우려하고 반대하는 국민의 뜻을 반영해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할 유일한 제도"라고 말했다.

반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 측 대리인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현행법 체계에 맞지 않는 잘못된 소송"이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의 손을 들어줬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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