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여행 유통 등의 업종은 올해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백신이 개발도상국에까지 보급되는 내년 상반기에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6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2021 KIS 산업전망 검토' 세미나에서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은 백신의 보급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전반적인 경기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국내 기업들은 업종 간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신개발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충분한 물량을 공급한 선진국들은 올해 하반기 께에는 집단면역을 획득해 경기 회복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형욱 한신평 평가정책본부 실장은 "세계 각 국의 역대급 통화완화와 확대재정으로 실물경기 위축이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고 있다"며 "결국 남은 변수는 공중보건 이슈이며 백신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진국 수출비중 높은 제조업 회복세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 자동차 철강 조선 등의 산업은 내년 하반기부터 선진국 경기 정상화의 수혜를 받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석유화학 해운 등 선진국 소비시장이 크고 경기 민감도가 큰 업종도 마찬가지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2020년 글로벌 완성차 시장이 연간 7540만대만로, 2019년 대비 17%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올해 시장은 8190만대 규모로 8.6%가량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2019년 수준의 생산량을 회복하는데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안정적인 신용등급을 유지할 전망이다. 단가가 높은 고급 세단과 SUV차량 판매가 늘어나는 등 수익성 전망이 밝다. 반면 자동차 부품 업계는 전기자동차와 같은 친환경차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는 등의 여파로 업체별 실적 차별화가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반도체 산업은 제품 단위당 메모리 채용량 증가, 수요처의 다양성 확대, 비대면 수요 증가 등으로 수요성장세 지속될 전망이다. DRAM가격도 안정화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내수서비스 기업들 고전할 전망
유통업 등 내수 서비스산업 기업들에 대해선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백신 도입이 늦은 한국과 재원이 부족한 개발도상국들은 내년 상반기 이후 경기가 정상화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채널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가운데 기존 대기업들은 온라인에서도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소비는 확산되고 있으나, 경쟁이 격화되면서 가격, 판촉 경쟁과 배송비 부담 등 따른 수익성 부담이 심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송민준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코로나19로 저하된 소비심리가 단기에 회복되긴 어려워보인다"며 "온라인 채널로 옮겨간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으로 되돌아올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마트 영업시간 제한 등 정부의 비우호적 정책의 영향으로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신용등급 AA)은 오프라인 점포 위주의 사업구성과 과거 대비 약화된 영업현금창출력 때문에 부정적 전망이 나왔다. 현재 진행중인 적자점포 정리와 온라인 사업 통폐합 작업의 성패가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등급이 한 단계 내려갔으나 현재 AA등급에선 안정적으로 신용을 유지할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신세계도 AA등급을 안정적으로 지킬 것으로 전망했다.
◆항공 호텔업은 생존 위기 지속
항공서비스 호텔업 등의 회복은 가장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도상국에까지 백신이 보급돼 국가간 이동 자유화가 이뤄져야 회복세 본격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때까지는 감염확산과 봉쇄조치 등이 반복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위기를 버틸수 있는 재무적 여력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항공업은 국가간 상호 이동제한이 전세계적으로 완전히 해제된 이후 실적 정상화 가능하기 때문에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 숙박 업종도 마찬가지다. 면세점 업종도 작년 10월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36%가량 줄어드는 등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업계의 출혈경쟁이 어느정도 완화되면서 수익성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극장업은 백신접종 이후 미국 영화시장이 정상화돼 헐리우드 영화 공급이 재개되면 어느정도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 영화관람 수요의 회복은 국내 코로나19가 진정되야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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