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지역인재 9급 공무원 시험의 역차별 논란

입력 2021-01-11 09:00  

지역인재 9급 공무원 시험은 성적이 우수한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전문대(채용 직렬인 행정과 기술직 군에 관련한 과가 설치된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치르는 시험이다. 시험 과목도 일반 공무원 시험보다 적은 세 개만 치르면 된다. 또한 직렬의 구분을 둬 경쟁률이 낮다는 특징이 있다. 대상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이라면 노려볼 만한 유리한 전형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지역인재 9급 공무원 제도가 두 가지 측면에서 역차별이라는 논란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첫째는 대졸자 역차별이라는 주장이다. ‘공부를 더 많이 했다’는 이유만으로 더 어려운 시험을 보고, 더 높은 경쟁률 속에서 경쟁해야 하는 게 역차별이라는 것이다. 현 정부는 이런 논란에 학력·학벌 중심 사회에서 능력 중심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라고 답했다. 역차별성이 없다는 주장으로 들린다. 그러나 기존 공무원 시험의 경우 특수 직렬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학벌을 요구하지 않는다.

둘째는 능력 중심 사회로 바꾸기 위한 취지에서 만든 제도라면서 인문계고 졸업생 또는 졸업예정자에게는 시험 기회가 없는 게 또 다른 차별이라는 주장이다. 현재 지역인재 제도는 똑같은 고졸임에도 특정 고교 출신 학생에게만 기회를 제공한다. 인문계고 학생은 지역인재 9급 공무원 시험 과목인 한국사, 국어, 영어 공부량이 대상학교 학생들보다 더 많아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확률이 높다. 그럼에도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주장이다. 자연스레 인문계고 학생은 다른 방안을 찾아 취업하거나 대학만을 목표로 세울 수밖에 없다. 입시경쟁 위주 교육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음에도 여전히 교육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논란은 현 정권이 지역인재 9급 공무원 채용 인원을 늘리면서 더 심화하고 있다. 이런 선택은 현 정부가 취업에 유리하다며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들을 모집했지만, 정작 안정적인 중소기업·중견기업 일자리 마련에 실패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제한적으로 혜택을 주고, 고졸 취업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게 이 제도의 현실이다. 지역인재 9급 제도를 폐지하거나 공정하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대상자나 혜택의 내용을 바꾸는 등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궁호영 생글기자(일산국제컨벤션고 2년) hoyoung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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