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3100선을 돌파하며 파죽지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5거래일 만에 8% 넘게 뛰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LG화학 현대차 SK이노베이션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오랜 경력의 잔뼈 굵은 개미들로부터 투자 성적이 시원치 않다는 소리가 섭섭치 않게 들린다. 과거 박스피(2001년부터 6년간 코스피가 1800~2000에 갇힌 상황)에 대한 경험이 대형주 투자를 망설이게 했고, 결국 코스피 3000시대에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개인투자자 권익보호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의 정의정 대표는 "경험 많은 개인은 과거 박스피에 대한 트라우마로 대형주 투자에 소극적인 게 사실"이라며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지만 모든 종목이 오를 순 없다. 종목 장세를 예상한다"고 했다.
여전히 대형주 투자를 망설이는 개인을 위한 맞춤형 중소형주는 없을까. 수 십억원을 운용하는 국내 대표 PB(프라이빗 뱅커)들에게 성장성이 기대되는 중소형 종목을 추천받았다.
지 팀장은 "서울반도체 일진디스플레이 등은 삼성·LG전자의 미니(마이크로) LED TV 출시로 인한 밸류체인 수혜가 기대된다"며 "심텍은 메모리 플랫폼 업그레이드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보안용 CCTV 전문 제조업체인 아이디스는 보안장비 산업의 디지털화를 이끌고 있다. 아이디스는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영상을 분석하는 제품을 판매하는데 극소수 직원만 근무하는 '무인점포'가 확산함에 따라 실적이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임 과장은 "삼천당제약은 바이오업체에서 보기 드문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8조원 규모의 아일리아 시밀러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라며 "주사제를 경구용으로 바꾸는 플랫폼의 향후 성장성도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하이비젼시스템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 검사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이 스마트폰에 ToF(비행시간 거리측정) 센서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
임 과장은 "하이비젼시스템은 애플 관련 실적 성장과 자회사 '퓨런티어'의 상장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큐렉소는 한국야쿠르트가 대주주인 의료로봇 전문 업체로 실적 안정성이 높다. 국내외 전문병원에 의료로봇 공급을 시작한 만큼 성장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백 차장은 "국내 1위 에폭시수지 업체인 국도화학은 미국 블루웨이브에 따른 대규모 인프라 투자 기대감으로 실적 성장성이 기대된다"며 "전자 재료로 사업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는데 디스플레이용 접착체와 반도체용 에폭시의 의미 있는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부담 없는 밸류에이션이 장점"이라고 했다.
국내 대표 콘텐츠 기업인 CJ ENM은 네이버, 엔씨소프트와 사업 제휴를 통해 인지도 높은 다양한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할 수 있고, 올 하반기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 후 펼쳐질 콘택트 산업의 회복세로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는 게 백 차장의 설명이다.
백 차장은 "동진쎄미컴은 올해 낸드플래쉬 출하량 증가에 낸드향 포토레지스터 매출의 고속 성장이 예상된다"며 "상대적으로 고마진이 가능한 D램용 포토레지스터의 매출 성장에 중장기적으로 EUV용 포토레지스터 국산화 기대도 있다. 고성장 대비 여전히 부담 없는 밸류에이션이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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