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렬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벌어졌던 지난 6일 길거리에서 시위대에 큰 봉변을 당할 뻔 했던 흑인여성을 보호한 한 트럼프 지지자의 모습이 미국 언론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해당 흑인여성은 이 남성 때문에 큰 부상 없이 빠져나올 수 있었다.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에선 "정치적 의견 표출과 폭력 행사는 다르다는 것을 이 남성이 보여줬다"며 칭찬이 이어졌다.
8일(현지시간) LA타임즈와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베를린다 니보(25)는 LA 시청 앞을 지나던 중 현장에 있던 트럼프 시위대에 둘러싸였다. 수십여명의 시위자들은 그를 둘러싸고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뽑았는지 다그치듯 물었다. 그가 대답을 회피하자 시위대는 공격적으로 변해 니보의 얼굴에 최루 스프레이를 수차례 발사하고 흑인을 비하하는 욕설을 퍼부었다. 시위자 가운데 한 여성은 그가 쓰고 있던 가발을 벗겨내기도 했고, 남성 2명은 그녀의 얼굴을 때렸다.
그러자 시위대 가운데 있던 로이 볼이라는 이름의 남성이 나섰다.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느낀 볼은 폭력을 당하고 있는 니보를 뒤에서 꼭 감싸안고 그 현장을 빠져나갔다. 볼은 현장을 빠져나가는 동안 "이곳은 당신에게 위험하다. 진정해라. 내가 여기서 꺼내주겠다"고 말하며 니보를 안심시켰다. 그는 볼 덕에 찰과상 정도만 받고 해당 장소를 빠져나왔다. 니보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시위대는 극도로 흥분해있었고, 그 사람이 없었다면 난 아마 죽었을 지 모른다"며 "내 영웅"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이 모습을 사진으로 담은 프리랜서 언론인인 라켈 나탈리치오는 "당시 바로 내 뒤에서 폴리스 라인을 설치돼있고 수많은 경찰들이 서있었지만 이런 시위대의 행동을 보고도 제지하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송렬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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