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경기지사를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이재명 지사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하다 보편지급과 선별지급 두 가지 모두 좋다는 식으로 말을 바꿨다는 이유에서다.
유 전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해온 이재명 지사가 어제 '보편지급과 선별지급 둘 다 좋다'는 식으로 말을 바꿨다"며 "이 지사가 왜 말을 바꿨는지 설명이 없으니 짐작만 할 뿐"이라고 했다.
이어 "결국 선거를 앞두고는 전 국민에게 돈을 지급하고, 선거가 끝나면 피해업종, 피해 국민에게만 선별지급하자는 얘기"라며 "4월 재보선을 앞두고 있으니 보편지급으로 가자는 거 아닌가. 이는 국민을 우습게 보는 조삼모사"라고 지적했다.
아래는 유 전 의원 페이스북 게시물 전문.
< 조삼모사(朝三暮四) >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해온 이재명 지사가 어제 '보편지급과 선별지급 둘 다 좋다'는 식으로 말을 바꿨다.
이지사가 왜 말을 바꾸었는지는 설명이 없으니 짐작만 할 뿐이다.
이지사는 "코로나로 전국민이 고통을 받으니 보편지급을 하고, 더 큰 고통을 받는 국민들에게는 선별지급을 하자"고 한다.
지난 총선 전 1차 재난지원금은 보편지급, 총선 후 2차와 3차 재난지원금은 선별지급을 했으니, 4차는 보편지급을 하자고 이지사는 주장한다.
결국 선거를 앞두고는 전국민에게 돈을 지급하고, 선거가 끝나면 피해업종, 피해국민에게만 선별지급하자는 얘기다.
이제 4월 서울과 부산 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있으니 보편지급으로 가자는 거 아닌가.
국민을 우습게 보는 조삼모사(朝三暮四) 아닌가.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드릴거냐, 아니면 자영업자, 소상공인, 실직자, 빈곤층 등 국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국민들에게 드릴거냐?
이 문제는 국민의 세금으로 국가를 경영하겠다고 나서는 정치인이라면 분명한 입장이 있어야 한다.
나는 코로나 이후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K양극화'의 심각한 위험에 대해 계속 경고해왔다.
K양극화의 본질을 이해한다면, 정의롭지도 공정하지도 못하고, 경제정책으로서 소비진작효과도 미약하고, 재정원칙을 훼손하는 악성 포퓰리즘에 불과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은 코로나 경제위기로 고통받는 분들에게 죄를 짓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 문제는 이지사가 줄곧 주장해온 기본소득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조삼모사로 국민을 현혹하려 해선 안된다.
이 문제는 반드시 옳고 그름을 가려야 앞으로 경제정책을 바로 세울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총리도 '고통의 불평등'과 같은 애매한 말을 할 게 아니라 재난지원금의 지급 방식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주길 바란다.
이송렬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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