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지난 9일 8차 노동당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김정은이 “핵장거리 타격 능력을 제고하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를 보유할 데 대한 과업이 상정됐다”며 “현존 수중 작전 능력을 현저히 제고할 확고한 전망을 열어놓고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심사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일부 외신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고 예측해왔지만 김정은이 직접 이 사실을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핵추진 잠수함은 이론상 3개월 가량 바다 밖으로 나오지 않고도 항해할 수 있다. 미군의 대잠수함 전력에 노출되지 않고도 작전 수행이 가능한 것이다. 북한의 신형 잠수함은 SLBM 6기 탑재가 가능한 5000t급으로 추정된다. 앞서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형 잠수함은 4000∼5000t급으로 생각하면 되느냐’는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가 급히 발언을 수정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최대 6000t급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경우 SLBM 10~12발 가량 탑재할 수 있다.
핵추진 잠수함은 한국도 추진하고 있는 핵심 전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고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핵추진 잠수함 역시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금지한 저농축 우라늄을 군사용으로 사용해야 해 미국의 동의 없이는 사실상 도입이 불가능하다.
한편 김정은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명중률을 높이라고 주문했다. ICBM의 사거리로는 미 본토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오는 1만5000㎞를 제시했다. 북한은 이미 2017년 사거리 1만3000㎞ 가량의 화성-15형 IC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는 이보다 사거리가 긴 것으로 추정되는 세계 최대급의 ICBM을 선보였다.
요격이 불가능한 ‘극초음속’ 무기 개발도 시사했다. 북한이 언급한 극초음속 무기는 발사 후 도중에 분리된 뒤 극도로 낮은 고도로 활공하면서 목표물을 타격하는 차세대 무기다. 최소 마하 5(시속 6천120㎞)의 속도로 지구상 어느 곳이든 1시간 이내에 타격이 가능하고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나 패트리엇 미사일 등 기존 요격무기로는 요격이 불가능하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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