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유영국…'거장' 내세워…미술 경매 '큰손의 귀환' 기대

입력 2021-01-10 16:51   수정 2021-01-11 00:31

케이옥션이 한국 추상미술 거장 김환기, 유영국을 앞세워 올해 경매시장의 문을 연다. 케이옥션은 오는 2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1월 메이저 경매를 개최한다. 총 130점, 약 92억원어치의 작품이 출품된다.

이번 경매의 최고가 출품작은 추정가 30억~50억원에 나오는 김환기의 ‘22-X-73 #325’다. 1973년 김환기가 미국 뉴욕에 머물던 시기, 건강이 악화하는 가운데 완성한 작품이다. 그가 주로 쓰던 청색 대신 회색조가 두드러진다. 화폭을 가득 채웠던 점을 비워내면서 길게 뻗은 공백과 선이 공간을 채웠다. 김환기는 이 작품을 완성한 이듬해 세상을 떠났다. 다가오는 죽음을 느끼며 지나온 삶을 관조하는 거장의 시선이 배어난다는 평가다. 경매는 30억원에서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 추상미술 1세대로 꼽히는 유영국의 1989년작 ‘Work’는 추정가 7억~15억원에 나온다. 2019년 경매에서 7억7000만원에 낙찰된 1960년작 ‘작품’을 넘어 작가의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할지 주목된다. 천경자의 ‘미모사 향기’, 박수근의 ‘두 나무와 여인’, 도상봉의 ‘장미’ 등 구상화 거장들의 작품을 비롯해 지난 5일 별세한 ‘물방울 화가’ 김창열의 작품도 4점 선보인다.

거장들의 작품이 여럿 출품되면서 미술시장에 ‘큰손’들이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지난해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낙찰총액은 전년 대비 26% 줄어든 약 1153억원에 그쳤다. 2014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작품별 낙찰가도 줄었다. 구사마 야요이의 1988년 작품 ‘Soul Burning Flashes’가 27억8800만원에 팔려 최고 낙찰가를 기록했지만 전년도 1위인 르네 마그리트의 72억4750만원, 2018년 1위인 루이스 부르주아의 약 95억1400만원을 크게 밑도는 금액이다.

올해는 김환기의 작품이 30억원부터 경매를 시작한다는 점에서 지난해 최고가 기록을 바로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옥션은 다음달 23일 첫 메이저 경매를 열 예정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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