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박스오피스 1위인 디즈니 역시 OTT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디즈니는 2019년 영화 티켓 판매로만 11조원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디즈니플러스를 포함한 OTT 매출이 2023년 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면서 OTT 비중을 높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디즈니는 지난달 10일 연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디즈니플러스 가입자 수를 8680만 명으로 집계했다. 2024년 목표치는 당초 제시했던 6000만~9000만 명에서 2억5000만 명 수준으로 올려 잡았다. 넷플릭스가 13년간 쌓아온 숫자를 디즈니플러스 출시 5년 만에 따라잡겠다는 포부를 내비친 것이다.
스트리밍의 잠재력을 가장 먼저 알아본 넷플릭스는 현재 북미에서만 4만7000여 편의 TV 에피소드와 4000여 편의 영화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디즈니플러스는 첫해 TV 에피소드 7500여 편과 영화 500여 편을 내놓는 데 그쳤다. 디즈니의 토이스토리, 겨울왕국, 스타워즈 등 콘텐츠가 글로벌 영화관을 휩쓰는 블록버스터이긴 하지만 집에서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콘텐츠로는 넷플릭스 드라마나 TV쇼가 더 자연스럽다는 평가도 있다.
그럼에도 디즈니플러스가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은 디즈니가 지난 100년간 축적해온 지식재산권에 있다. 디즈니의 새로운 스트리밍 브랜드인 스타(Star)는 반전 카드로 꼽힌다. 스타는 21세기폭스의 영화와 FX채널 시리즈를 제공한다. 디즈니가 2019년 72조원에 인수한 21세기폭스는 보헤미안 랩소디, 에일리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아바타 등 성인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디즈니플러스의 시청 가능 연령대를 크게 넓혀줄 수 있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국가별·지역별 맞춤형 콘텐츠다. 디즈니는 유럽과 호주, 남미에서 로컬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이는 유럽연합(EU)과 호주가 자국 영화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스트리밍 업체들에 로컬 콘텐츠 쿼터제 규정을 강화한 것에 따른 것이다. 디즈니플러스 스타는 오는 2월 23일 유럽, 호주,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한국, 홍콩, 일본 등으로 출시 지역을 점차 넓혀 갈 계획이다. 디즈니는 OTT 사업부 외에도 단기적으로 테마파크·리조트 사업부의 흑자전환에 따른 이익 개선도 기대된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