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상사 '알짜 사업'이던 해외 석탄발전과 이별

입력 2021-01-10 17:52   수정 2021-01-11 01:13

일본 종합상사들이 주요 먹거리 가운데 하나인 해외 석탄화력발전 사업에서 잇따라 손을 떼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를 중시하는 투자가들의 요구에 떠밀려서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미쓰이물산은 2030년까지 해외 석탄화력발전 사업에서 철수하려던 계획을 10년 앞당겨 올해부터 철수 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미쓰이물산은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모로코 등 4개국에서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을 세워 석탄발전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는 2018년 석탄발전 사업의 비중을 대폭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엔 10년 안에 합작법인 지분을 모두 매각하겠다고 하고 철수 시점도 정했다. 이 계획을 다시 두 달 만에 수정해 철수 시점을 10년 앞당긴 것이다.

다른 종합상사들도 잇따라 석탄발전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하고 있다. 2018년 마루베니는 2030년까지 석탄발전 사업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미쓰비시상사와 스미토모상사, 이토추상사도 신규 사업을 벌이지 않는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석탄화력발전은 안정적인 수익을 장기적으로 보장하는 알짜사업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일본 종합상사들은 석탄발전을 주력 사업 가운데 하나로 운영해왔다.

일본 종합상사들이 현금 창출원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은 해외 투자자와 금융회사의 압력에 밀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SG 투자원칙이 중시되면서 최근 석탄발전 사업자에 대한 투자와 융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탈석탄화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기업은 경영활동 위험에도 쉽게 노출된다는 우려가 많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주총회에서 회사의 임원 인사에 반대표를 던지거나 투자 지분을 축소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야스나가 다쓰오 미쓰이물산 사장도 해외 석탄발전 사업을 철수하는 배경에 대해 “자본시장의 요구에 맞춰 사업 재편을 확실히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종합상사들은 앞으로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해 줄어드는 석탄발전 사업 비중을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나가노 마사유키 다이와증권 선임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이 환경과 수익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어려운 경영판단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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