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상장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심사는 상장 자격이 있는지 적격성을 판단하는 절차다. 쿠팡은 그동안 수천억원에 달하는 적자가 상장에 걸림돌로 지적돼왔다. 그러나 이번에 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본격적으로 상장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됐다. 이르면 올 상반기 상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쿠팡의 나스닥 상장설은 2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1월 쿠팡이 2021년 나스닥 상장을 위해 세금 구조개편 작업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7일에도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투자 기업 중 첫 번째로 올 2분기 쿠팡의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는 쿠팡에 27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37%를 보유하고 있다.
쿠팡이 상장을 서두르는 이유는 지난해 실적 개선으로 기업가치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해외 로드쇼를 열면서 쿠팡이 제시한 기업가치는 130억달러(약 15조원)였으나 최근엔 300억달러(약 33조원)로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배송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해 상반기 쿠팡의 온라인 결제금액은 2019년 상반기 대비 약 41% 증가했다.
수익성도 좋아졌다. 증권가에선 쿠팡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55% 증가한 11조원, 영업손실은 2019년 7200억원 대비 3분의 1로 줄어든 2000억원대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는 매출 15조원, 영업이익 3000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쿠팡은 내부적으로 기업가치를 최대 400억달러(약 44조원)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매출을 11조원이라고 가정하고 주가매출비율(PSR) 4배를 적용한 결과다. 연간거래금액(GMV) 기준으로는 기업가치가 20조원 수준에 그친다는 평가도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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