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몸' 된 드라이아이스…아이스크림점에 무슨 일이?

입력 2021-01-11 11:40   수정 2021-01-11 11:41


드라이아이스(고체 탄산) 수급이 불안정해지며 배스킨라빈스, 나뚜루 등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무료로 제공하는 분량을 줄이는 추세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배스킨라빈스는 드라이아이스 제공량을 최대 30분 거리에 맞춰 제공하는 것으로 방침을 변경했다. 기존에는 1시간 30분에서 2시간까지 제품을 보관할 수 있도록 드라이아이스를 제공했지만 지난해 상반기 1시간 분량으로 줄인데 이어 한 차례 추가로 더 줄인 것이다. 여기에 더해 기존 포장할 때 사용하지 않았던 보냉팩도 유상 300원에 판매하기로 했다.

또 다른 아이스크림 전문점인 나뚜루 역시 기존 2시간 보냉할 수 있는 분량의 드라이아이스를 제공했지만 지난해 상반기부터 1시간 분량으로 줄여서 제공하고 있다. 나뚜루 관계자는 "드라이아이스 수급이 어려워지며 제공량도 줄이게 됐다"며 "제공량을 더 줄일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 하지만 드라이아이스 수급 상황을 꾸준히 지켜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드라이아이스 수급이 불안정한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하며 신선식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드라이아이스는 영하 78.5도까지 내려가 신선식품을 저온으로 유통할 때 사용되곤 한다.

수요는 증가한 반면 공급은 오히려 줄었다. 드라이아이스는 에탄올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산을 고순도로 압축해 만든다. 탄산은 석유화학회사가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거나 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데, 석유 공장이 가동률을 낮추며 드라이아이스 원재료인 탄산 공급이 줄어든 것이다. 드라이아이스 제조업체인 태경케미컬의 지난해 반기보고서 따르면 2019년 드라이아이스 가격은 1kg당 484원이었다가 지난해 상반기 550원으로 상승했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영하 70도, 영하 20도에서 유통·보관돼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드라이아이스 수요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 드라이아이스 제조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유통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신선식품 배송량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드라이아이스 수요 증가는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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