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유아용 크림을 바른 후 아기의 얼굴이 크게 부풀어 오르는 부작용 발생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해당 크림을 바른 아기들에게서는 얼굴 부종뿐 아니라 급성 비만 등 이상 증세가 연이어 나타나면서 논란이 일었다.
11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 따르면 중국 시중에서 판매되는 유아용 피부 크림을 사용한 한 생후 5개월 된 유아의 얼굴이 마치 풍선처럼 붓고 털이 많아지는 등 이상 증세가 담긴 동영상이 퍼지면서 중국 네티즌의 제조사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이 유아는 과도하게 체중이 늘고 성장 발달이 지연되는 부작용도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유아의 부모가 병원을 찾아 검사한 결과 성장과 발육을 촉진하는 스테로이드 성분이 함유된 크림을 사용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카이신산린(開心森林)' 등 문제의 유아용 피부 크림들을 전문 기관에 보내 검사한 결과 습진 등을 치료하는 스테로이드제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들 제품이 모두 위생 판매 허가를 정상적으로 받은 제품이라는 것. 이 유아의 부모가 이런 내용을 웨이보 등을 통해 공개하자 문제의 유아용 크림 제조사가 있는 장저우(장<삼수변章>州)시 위생건강위원회도 후속 조치에 착수했다.
우선 해당 업체에 문제의 제품을 즉각 회수하도록 하고 현장에서 확보된 샘플과 포장 재료 등을 국가 기구에 의뢰해 검사하도록 했다. 이어 문제가 된 제품의 판매를 중지시킨 뒤 해당 업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에도 중국 내 저질 유아 크림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피해 부모들은 "크림을 바른 후 아기들에게서 다모증과 얼굴 부종, 급성 비만 등의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고 호소하고 있다. 네티즌들도 웨이보에 "어른들이 적어도 우리의 미래인 유아의 식품이나 약품을 가지고 장난을 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강하게 분노를 표출하는 이유는 유아를 대상으로 한 식품 등의 사고가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 지난해 5월에는 후난(湖南)성 천저우시 융싱현의 영유아들이 가짜 분유를 먹고 두개골이 기형적으로 커지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 가짜 분유를 먹은 일부 영유아는 키와 지능, 행동 능력이 일반 영유아보다 현저히 떨어지고 심각한 경우 장기 손상 증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는 2008년에도 인체에 유해한 화학 물질인 멜라민이 함유된 분유가 널리 유통돼 적어도 6명의 영유아가 사망하고 30만명이 피해를 입었다. 업체들은 단백질 함량을 속이기 위해 멜라민을 분유에 첨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에도 이 분유를 먹은 영유아들이 머리가 기형적으로 커지는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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