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비대면이라도 만나자"…야당 "北바라기 도 넘어"

입력 2021-01-12 10:00   수정 2021-01-12 10:01


문재인 대통령(사진)이 11일 신년사를 통해 남북협력 재추진 의지를 밝힌 것과 관련 보수 야권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문제와 관련해 "'평화'가 곧 '상생'"이라며 "언제든, 어디서든 만나고, 비대면의 방식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원희룡 제주지사는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신년사의 남북관계는 알맹이가 전혀 없다"며 "임기 마지막 해를 남겨놓고 이룬 성과도 없고 추진할 수단도 없어 할 말이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희룡 지사는 "대통령은 핵무기 없는 평화를 이야기했지만,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핵을 36번이나 못 박았다. 북한이 비본질적이라며 먼저 거부한 방역협력을 다시 강조한 것은 북한의 무시와 조롱을 자초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대북정책의 실패는 북한과의 대화에만 집착하는 대화지상주의 때문이다.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데도 안일한 자세로 같은 말만 반복하는 무능한 대북정책을 더 이상 끌고 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여당 일부에서 제기하는 김정은 연내 답방 거론도 생뚱맞다"며 "북한이 변화된 모습은 보이지 않고 핵능력만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김정은 답방을 희망하는 여권의 모습은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의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의심스럽게 만든다. 정상회담을 통해 떨어진 지지율을 만회하겠다는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화성에서 온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의 신년사를 들으며 실망을 금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권영세 의원은 "외교문제와 관련, 우리 운명을 좌우할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과의 관계에 대해선 거의 언급조차 안 하고 엉뚱한 얘기들로 채웠다"며 "북한 김정은은 연초부터 우리를 겨냥한 전술핵무기 개발을 지시했는데 우리 대통령의 오늘 신년사는 이에 대한 비판은커녕 일언반구 언급도 없이, 여전히 대답 없는 장황한 대북 구애로만 채워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의 노력에 의한 성과에 대해서는 마치 정부가 대단한 기여라도 한 듯 자랑스레 얘기하고 있다. 기업가들은 정부가 올해는 더 이상 방해나 놓지 말았으면 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저 자화자찬과 '착하게 살자'류의 다짐밖에 없는 신년사였다"고 혹평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 집권 5년차, 그동안 북한에 쏟아 부은 정성이 바로 북한의 핵무장이라는 결과물로 돌아왔다"며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대해 남북이 손잡고 함께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메아리 없는 독백"이라고 했다.

김예령 대변인은 "핵무기를 강화하겠다는 북한의 발표는 아예 기억에서 삭제한 듯 사탕 발린 발언들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려 하니 이제는 통탄스럽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국민혈세 180억 원이 투입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들었고, 우리 국민이 총살되고 불태워졌으며 우리 국민과 전 세계를 상대로 핵위협을 더욱 가하고 있는 것이 바로 북한이다. 이 정권의 북한 바라기는 도를 넘었고 우리 국민의 안위는 돌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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