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카페 매장 이용 금지' 조치가 장기화하며 고사 위기에 처한 카페 업주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온·오프라인 시위에 이어 정부를 상대로 10억원대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나서기로 했다. 카페 업주들은 "식당과 달리 모든 카페에 포장·배달만 허용하는 차별적 행정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토로하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국카페사장연합회는 지난 11일 "법무법인 우일을 선임해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지난 2일 개설된 카페 업주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다. 연합회는 오는 14일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접수하기로 결정하고 커뮤니티에서 집단소송인단을 모으고 있다. 이달 13일까지 인원을 모아 14일 소장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연합회는 "1차 소송 참여 인원은 200명 내외가 될 전망이고, 인당 500만원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연합회는 정부의 카페 매장 영업 제한 조치가 음식점에 대한 방역조치와 비교해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점을 들고 나섰다. 밤 9시까지는 매장 운영이 허용되는 일반음식점과 식사 메뉴를 시키면 매장에서 손님을 받을 수 있는 브런치 카페와 달리 일반 카페는 매장 내부 이용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방역지침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이상부터 카페는 포장·배달 영업만 할 수 있다. 무인카페 역시 마찬가지다. 반면 일반 음식점의 경우 오후 9시까지 정상 영업을 하되 그 이후로는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다만 맥도날드나 롯데리아 등 패스트푸드점이나 브런치 메뉴를 파는 카페는 식사류를 주문하는 방문객에 한해 매장 내부 취식을 허용할 수 있다. 단, 단계별 방역지침과는 별도로 5인 이상 모임은 금지된 만큼 식당 및 패스트푸드점 등에서는 최대 4인까지만 한 팀으로 식사가 허용된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연합회장은 "생존 위기에 몰려 절박한 심정으로 소송까지 하게 됐다"며 "정부가 일관성 있고 형평성 있는 제도를 마련해주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연합회는 국가배상청구소송과 함께 헌법소원도 진행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연합회 온라인 커뮤니티가 열린지 채 2주도 되지 않았지만 회원수는 3600여 명에 달한다. 이달 6일 2500여 명 수준이던 회원 수는 약 일주일 만에 1000여 명이 더해졌다.
카페 업주들은 온라인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어려움과 방역지침 관련 형평성 논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카페 업주들은 대체로 코로나19 사태 속 방역지침 필요성에는 동감하면서도 카페 역시 식당과 같이 매장 영업을 허용해줬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yd****는 "카페도 생존할 수 있도록 영업장 면적 대비 인원 및 이용시간 제한을 둬서 식당과 같이 9시까지 영업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의견에 많은 회원들이 동조에 나섰다.
회원들은 이와 함께 릴레이 시위 계획 등 단체활동 일정을 공유하고 있다. 앞서 이들은 지난 6일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 7일 세종시 보건복지부 앞에서 피켓시위 등을 진행한 바 있다. 이달 13일에는 서울 여의도동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시위에 나서기로 했다. 회원들은 커피숍 사장임을 강조해 매장용 앞치마를 입고 시위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장에서 함께하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에게는 온라인을 통해 목소리를 내는 방법도 독려하고 있다. 이들은 보건복지부에 민원을 제기하는 방법을 상세하게 올린 뒤 정부의 답변을 서로 공유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카페는 죽었다'는 해시태그를 공유하며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정민/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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