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실물 카드 없이 신원 확인, 결제, 전자문서 열람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디지털 지갑'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계기로 간편결제가 대중화되면서 가입자 확보와 연관 서비스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서다.
12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15일 각종 자격증과 증명서를 한 곳에 모아 서비스하는 '네이버 자격증'을 정식 출시한다.
이 서비스는 공인중개사, 물류관리사, 건축기사 등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발급하는 495종의 자격증을 지원한다. 네이버 이용자는 온라인 연동만 하면 원하는 자격증을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과거 방문 수령 또는 우편배송을 통해 자격증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시간적 부담이 크지 않고 접근성도 높은 셈이다. 네이버는 앞으로 국가 자격증을 비롯해 공공·민간을 포괄한 다양한 자격증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한 발 늦은 상황이다. 지난달 정부의 '공공분야 전자서명 최종 시범사업자'에서 탈락한 네이버 입장에서는 발빠르게 움직여야 인증 시장 주도권 사수가 가능하다. 네이버는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최대 100만원 수준의 현금성 포인트를 지급하는 유인책을 마련했다. 다음달 28일까지 네이버 자격증을 연동하면, 이들을 대상으로 △네이버페이 포인트 100만원(1명) △네이버페이 포인트 10만원(100명)을 추첨을 통해 지급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이미 지난날 중순 각종 신분증, 자격증, 증명서를 카카오톡에서 보관·관리할 수 있는 '카카오톡 지갑'을 출시한 바 있다. 카카오톡 이용자들은 카카오톡 더보기탭에서 운전면허증·학생증 등 각종 증명서와 신분증을 보관·관리할 수 있다. 여기에 전자서명 이용도 가능하다.
이와 함께 전자출입명부용 QR체크인 서비스를 카카오톡 지갑에 탑재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 카카오는 네이버보다 한 달 늦게 전자출입명부용 QR코드 생성 서비스를 출시했다. 그 결과 카카오의 QR코드 생성은 지난해 9월 기준 3257만건을 기록해 네이버(3986만건)보다 730만건 적었다. QR 체크인 기능을 샵(#) 탭 내 코로나19 페이지 안에 탑재해 접근성이 떨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는 카카오톡 지갑에 대응해 올 3월을 목표로 네이버 자격증과 서비스 중인 전자문서, 인증서 기능을 합친 '디지털 지갑(가칭)' 출시 예정이다. 인증서 자체가 큰 수익을 내지는 못하지만, 초기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면 대규모 이용자 데이터를 통해 빅데이터를 형성할 수 있고 연관 서비스로 확장이 가능해 기대 이상의 '락인 효과(잠금 효과)'를 볼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네이버 자격증 서비스는 베타서비스 중에 있으며 오는 15일 정식 출시될 예정"이라며 "올 1분기 안에 인증서와 전자문서 등을 더해 새로운 명칭의 전자지갑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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