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호재에 들썩이는 증시…조용히 웃는 삼성전기 [이슈+]

입력 2021-01-12 10:59   수정 2021-01-12 11:00



현대차그룹과 애플이 전기차인 '애플카'를 만들기 위해 협업한다는 소식이 연일 증시를 달구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街)에서는 현대차 등 직접적인 관련주는 물론 삼성전기에도 관심을 가지라는 조언이다. 자율주행차 개발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요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서다. MLCC는 삼성전기의 핵심 사업이다.

12일 오전 10시31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기는 전날보다 1000원(0.52%) 하락한 19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들어 삼성전기 주가는 급등했다. 올해 들어서만 8% 가까이 상승했다.

현대차의 애플카 협업 소식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차량용 반도체인 ECU에 들어가는 MLCC의 양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것에 비해 월등하게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MLCC는 약 1000개인데 반해 자동차에는 3000~8000개의 MLCC가 들어간다. 최신 전기차를 기준으로는 1만3000개 안팎, 차세대 자율주행차에는 1만5000개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해 말 기준 MLCC 시장에서 일본 무라타(38%)에 이어 2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3% 가운데 35%가 모바일(스마트폰), 자동차의 경우 6%에 불과하다. 점유율 상승 여지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 증권사 이종욱 연구원은 "자동차용 MLCC 수요 증가 가능성이 부각될 것"이라며 "ECU 부품은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삼성전기 같이 시장을 선점한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MLCC의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호재다. MLCC는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부품으로, 가로가 0.4mm, 세로가 0.2mm에 불과해 머리카락(0.3mm) 수준이다. 크기는 작아도 가격은 비싸다. 와인잔에 가득찬 MLCC는 수억원에 달할 만큼 고부가제품이다. 올해 MLCC 수급 불균형이 심화돼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화권 업체들의 공격적인 스마트폰 출하량 확대, 아이폰 판매 호조 등으로 MLCC 공급 부족이 심화될 것"이라며 "올해 설 이후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삼성전기도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실적 전망도 밝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기의 매출 추정치는 2조13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94% 늘어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2575억원으로 같은 기간 85.75% 뛰고, 순이익은 1764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도 속속 올라가고 있다. NH투자증권이 22만5000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했다. 삼성증권(22만원) 대신증권(22만원) 등도 20만원 이상의 가격을 내놨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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