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로샤론에 있는 소규모 헬스장비 제조업체인 시그널어드밴스의 주가가 11일(현지시간) 하루에만 438% 폭등해 화제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윗에 메신저앱인 '시그널'을 언급했는데, 이를 '시그널 어드밴스'로 오해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이다.
미 CNBC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지난 7일 "시그널을 사용하라"라는 트윗을 올렸다. 시그널은 비영리단체의 자금으로 운영되는 암호화 메신저앱으로 회사는 비상장 기업이다. 머스크 CEO의 트윗은 개인정보 보호정책과 이용약관을 개정하기로 한 페이스북의 메신저앱인 왓츠앱 대신 시그널을 사용하자는 얘기였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시그널 어드밴스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주식 종목 검색에서 '시그널'을 찾았을 때 가장 먼저 표시되는 기업이 시그널 어드밴스였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 장외시장에서 시그널 어드밴스는 주당 38.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머스크가 트윗을 올리기 전날인 지난 6일 이 회사 주가는 60센트에 불과했는데 불과 3거래일만에 65배 급등한 것이다.
주식 거래량도 급증했다. 시그널 어드밴스는 지난 4일 장외시장에서 한 주도 거래되지 않았을 정도로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지 못한 기업이었다. 하지만 11일 하루에만 232만주 이상 거래됐다. 앞서 시그널 측이 지난 8일 "자사는 비상장기업이며 주가가 급등한 시그널 어드밴스와도 무관하다"고 발표했지만 투자자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브라이언 소지 야후파이낸스 선임기자는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돈을 들고 주식 시장에 뛰어드는지 적나라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진단했다. 짐 라이드 도이치뱅크 전략가는 "시그널 어드밴스 사태를 통해 현재 시장에 얼마나 많은 거품이 끼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사례는 투자 광풍 속에서 종종 발생한다고 CNBC는 전했다.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 온라인 화상회의 업체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의 주가가 폭등했고, 이름이 비슷한 '줌 테크놀로지' 주가도 함께 급등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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