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가운데 정부가 백신 종류는 선택할 수 없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1일 브리핑에서 "(백신이) 들어오는 시기나 대상자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개인이 백신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우선 접종 권장 대상 규모를 3200만~3600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현재 구체적인 접종 계획을 논의 중이다.
의료기관 종사자와 요양병원 같은 집단시설에서 지내는 사람부터 백신을 맞을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 공동구매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퍼실리티가 1분기 백신 제공 시점을 확정하지 않아서 국내에서 위탁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접종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는 3상을 통과하지 못한 백신으로 화이자·모더나 백신과 비교해 부작용 우려가 더 크다.
2분기엔 얀센, 5월에는 모더나 백신이 들어오고 화이자 백신은 3분기에 도입될 계획이다.
한 현직 의사는 SNS를 통해 "다음 달에 예상되는 일"이라며 "거기 병원은 무슨 백신을 쓰는지 묻는 문의전화가 쇄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해당 의사는 "방역당국은 당연히 무슨 백신을 쓰는지 공개 못하게 할 것"이라며 "의사, 간호사만 욕먹고 죽어나게 생겼다"고 했다.
보수 야권에서는 백신 불안을 조장했던 정부여당이 이제와서 국민들에게 아무 백신이나 맞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현재의 백신은 완성품 아닌 백신 추정 주사일 뿐"이라며 "사실상 국민을 '코로나 마루타'로 삼자는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논평을 통해 해외 백신 부작용 사례를 나열하며 우리 정부가 백신 확보를 천천히 한 것은 '안전성'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그(안전성이 중요하다는) 논리라면 안전성이 가장 높은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구해야지, 왜 3상도 안 끝난 백신(아스트라제네카)을 구했느냐"고 비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도 받지 못한 상태지만 정부는 FDA 승인이 없어도 백신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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