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입주 예정인 응암동 ‘힐스테이트 녹번역’(879가구) 전용 84㎡ 입주권 호가가 대출금지선인 15억원까지 올랐습니다. 분양가(7억1370만원)보다 7억원 넘게 웃돈(프리미엄)이 붙은 셈이죠.” (응암동 M공인 관계자)
서울 은평구 응암동·녹번동 일대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지하철 3호선 녹번역 주변으로 5700가구가 넘는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진 영향이다. 지하철 6호선 새절역 주변 아파트 단지도 경전철 서부선·고양선 등 광역 교통망 구축 호재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녹번동 ‘힐스테이트 녹번’(952가구) 전용 59㎡는 지난달 26일 10억43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11월 10억원에 거래된 뒤 4300만원 올랐다. 호가는 11억원대에서 형성됐다. 응암동 힐스테이트 녹번역 전용 59㎡ 입주권도 지난달 5일과 7일 모두 10억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는 실거래가가 13억원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5월 입주한 응암동 ‘녹번역 e편한세상캐슬’(2569가구)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달 12일 13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해 6월 11억5000만원에 거래된 주택형이다. 응암동 A공인 관계자는 “2019년 8월 입주한 래미안 베라힐즈(1305가구)까지 합하면 녹번역 일대에 공급된 신축 아파트만 5700가구가 넘는다”며 “현재 녹번역 e편한세상캐슬의 전용 84㎡는 매물을 찾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경전철 서부선·고양선 추진의 주요 수혜 지역으로 꼽히는 새절역 일대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새절역과 가까운 응암동 백련산 일대 아파트는 교통망 구축 기대가 아파트값을 밀어올리고 있다. 응암동 ‘백련산힐스테이트1차’(1106가구) 전용 84㎡는 지난달 11일 9억47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경신했다. 응암동 ‘백련산힐스테이트2차’(1148가구) 전용 59㎡도 지난해 8월 7억9800만원보다 2800만원 오른 8억2600만원에 신고가 계약을 맺었다. 응암동 B공인 관계자는 “오는 11월 응암4구역을 재건축한 ‘e편한세상백련산’(358가구)이 입주하는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매수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은평구의 고질적인 교통난을 광역 교통망 구축을 통해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은평구는 경전철 서부선·고양선을 포함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노선 연신내역 신설과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용산~고양 삼송·18.4㎞) 등을 추진 중이다.
총사업비 1조5203억원이 투입되는 서부선은 새절역에서 명지대·신촌·여의도를 거쳐 지하철 2호선 관악구 서울대입구역까지 총 16.2㎞를 연결하는 노선이다. 3기 신도시인 고양 창릉신도시 교통 대책에 포함된 고양선은 고양시청과 새절역을 잇는 경전철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서부선은 강남·북을 연결하는 최초의 경전철인 데다 신촌·여의도 등 상업·업무 중심지를 통과해 지하철 못지않은 교통 개선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은평구는 서울에서도 비교적 집값이 싼 편”이라며 “교통망 호재가 이어져 당분간 집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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