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은 세계가 당면한 문제다. 특히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도쿄의정서 체제가 막을 내리고 파리기후협정 체제가 출범한다. 신기후협약 체제에서는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더 많은 국가가 참여해 더 높은 수준의 온실가스 저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들을 펼칠 예정이다. 미국의 정권 교체도 주요 요인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탈퇴를 지시한 파리기후협약 복귀를 약속했다. 세계 탈(脫)탄소화는 더 빠른 속도로 이뤄질 전망이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도 ‘한국판 그린뉴딜’을 경제 성장의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삼고 있다.
세계 태양광산업 수요 전망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있었음에도 전년 대비 태양광 설치량이 10GWh 증가한 130GWh에 달했다. 올해는 160GWh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전망치가 높아지고 있어 향후 추가적인 상향 여지도 있다.
태양광산업은 원가 경쟁을 넘어 기술과 빅데이터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 원가 하락은 이제 단가 하락보다 효율성 향상을 통한 단위 원가 하락에 방점을 두고 있다. 기술 경쟁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단결정 모듈은 기존 다결정 모듈보다 가격은 높지만, 동일 면적에서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한다. 태양광 시장은 2년 만에 80% 이상 단결정 모듈로 전환됐다. 한화솔루션은 향후 N 타입 태양광 모듈과 차세대 태양전지로 꼽히는 페로브스카이트까지 개발하려 한다. 이번 유상증자의 주된 이유도 이 같은 차세대 태양광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재원 마련이다.
특히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필름처럼 얇고 반투명하게 만들 수 있어 기존에는 태양전지 설치가 불가능했던 빌딩의 유리면이나 차량 선루프, 창문 등에 붙여 전력 생산을 할 수 있다. 여기에 투자비가 기존 태양전지 대비 최대 16분의 1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광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효율은 향후 기존 실리콘 전지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실리콘 전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붙인 탠덤(Tandem) 전지는 이미 효율이 30%에 근접했다. 기존 전지 대비 동일 면적에서 50% 정도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미 영국은 2022년부터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산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통해 수년 내 탠덤 전지 생산을 위한 투자를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미국 상업용 에너지관리시스템(EMS) 기업 젤리를 인수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전력 소매사업 진출이 목적이다. 독일에서는 지붕 위에 설치하는 태양광 설비를 대여해주고 생산된 전력을 판매하는 전력 소매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향후 북미에서도 젤리를 활용한 사업이 기대된다. 태양광 발전, 에너지저장장치(ESS) 원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한 영향으로 인해 이미 유럽과 북미 지역에선 화석연료와 전력 생산 단가가 큰 차이가 없다. 이에 따라 패널을 제작·판매하는 것보다 생산된 전력을 판매하는 쪽이 부가가치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이를 통해 확보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효율적인 전력 활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가상발전소(VPP) 사업 역시 구체화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서 가정용 태양광 패널 시장점유율 1위 지위에 올라 있다. 향후 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수소 사업은 한화솔루션의 높은 태양광 기술력이 바탕이 된다. 탄소 발생이 없는 재생 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으로 물을 분해해 ‘녹색수소’를 만들어 내는 것이 핵심이다. 결국 태양광 기술력이 높을수록 경쟁력 있는 가격에 녹색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한화솔루션은 그린수소 생산방법인 수전해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에너지산업은 저탄소, 빅데이터산업으로 전환 중이다. 한화솔루션은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 흐름 속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후보 중 하나다. dong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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