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고발당한 방송인 김어준씨(사진)에게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는 지난달 21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김씨를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해 5월 26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이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에 대해 "할머니가 이야기한 것과 최용상 가자인권평화당 대표의 주장이 비슷하다", "기자회견 문서도 할머니가 직접 쓴 게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지난해 6월 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검찰의 지휘로 수사를 맡은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해 9월 '김씨의 발언이 구체적 사실 적시라기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표명한 것'이라며 명예훼손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봤다. 이후 김씨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도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김씨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김씨의 의혹 제기 발언들은 단순 의견 표명으로 보기 어렵고, 의혹 제기의 내용을 이루는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고 보는 게 맞다"며 "김씨가 이 할머니와 최 대표의 명예를 훼손할 의도를 인정하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불기소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김씨와 최 대표가 일면식이 없는 사이고, 김씨에게 비방의 목적이 있었거나 의혹 제기 발언 내용이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부연했다.
이번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사준모 측은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 수업시간에 망언을 일삼은 류석춘은 기소한 검찰이 김어준에는 왜 불기소 처분을 한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항고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