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자력·양자공학 권위자인 정용훈 KAIST 교수는 더불어민주당의 12일 월성 삼중수소 관련 토론회와 관련 "삼중수소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첫 문단부터 사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13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토론회 자료 첫 페이지를 공유하며 "세상에 삼중수소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기자회견을 했다"면서 "일단 첫 문단부터 사실이 아닌 것을 적고 시작하는데 너무 바빠 다 언급할 수 없지만 짚고 넘어가겠다"고 일갈했다.
자료에는 "수명을 다한 원전은 아무리 고친다 한들 새것이 될 수 없다. 이미 인접지역 주민들의 몸 속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되고 있다. 삼중수소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 방사성물질이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주한규 서울대원자력정책센터 센터장은 "(삼중수소는) 우주 방사선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댓글을 달았고 정 교수는 "우리나라 땅에 떨어지는 것만 자연 삼중수소가 130테라베크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민주당 양이원영, 우원식, 김성환, 이규민, 김경만, 김원이, 김정호, 신정훈, 양경숙, 위성곤, 윤영찬, 이용빈, 이해식, 조승래, 천준호, 한준호, 허영, 홍정민, 황운하 의원 등 19명이 참여했다.
윤영찬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현철 서울대 교수님이 좌장을 맡은 토론회에서 서강대 원재환 교수님, 나라살림연구소 오현석 부소장님께서 월성 1호기 조기폐쇄에 대한 정책적 판단과 해외 에너지 산업 동향, 전문가적 입장에서의 정책 의사결정 고려 사항들과 감사원 감사의 문제점을 소상히 지적해 줬다"면서 "국가 정책, 특히 국민의 안전과도 밀접한 원전 정책은 무엇보다 안전성을 바탕으로 사회적 수용성, 경제성, 전력공급의 지속가능성 등이 다각적으로 엄정하게 검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경제성에만 치중돼 객관성과 신뢰성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원재환 서강대 교수는 "월성 1호기 감사는 경제성 평가 중심으로 이뤄져 원전 이슈의 본질을 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원전에 관한 4가지 본질은 안전성, 환경 친화성, 지속가능성, 지역 수용성"이라며 "감사원 감사도 이 4가지 이슈에 초점을 맞춰야 했지만 그러지 못해 지엽적인 감사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월성 원전 부지에는 알려진 것보다 더 방사능 오염이 있고 방치된 상태다.
문제는 원인을 알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삼중수소뿐만 아니라 감마선 핵종도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이 의원은 "방사성 물질이 원전 주변에만 발견되고 있다. 아무리 적은 양이더라도 최대한 유출이 안 되게 하려면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앞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11일 경북 경주 월성원전 지하수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검출된 것과 관련해 감사원을 강하게 질타하며 "이번 조사로 시설 노후화에 따른 월성원전 폐쇄가 불가피했음이 다시 확인됐다"며 "무엇보다 1년 넘게 월성원전을 감사해놓고 사상 초유의 방사성 물질 유출을 확인하지 못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납득하기 어렵다. 무엇을 감사했는지 매우 의아스럽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이런 민주당 내 목소리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월성 원전에서 삼중수소가 많이 발생하는 것, 월성원전 경계가 주변 마을보다 삼중수소 농도가 높은 것, 원전 내부에는 경계보다 높은 곳이 있을 수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우리 주변과 몸에도 삼중수소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월성 주변 지역 주민의 삼중수소로 인한 1년간 피폭량은 바나나 6개(섭취), 멸치 1g(건멸치 0.25g 정도 섭취), 내 몸이 자가 피폭하는 것의 500분의 1(하루 치에도 미달), 흉부 엑스레이 1회 촬영의 100분의 1 정도"라며 "지금 (학계에서) 논의되는 수준에선 피폭이 있는 것과 암은 관련이 없다. 월성 방사능 이야기는 월성 수사 물타기 하기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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