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신천지 이만희, 방역방해 '무죄'…횡령·업무방해는 유죄

입력 2021-01-13 16:47   수정 2021-01-13 16:48


정부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90·사진)의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횡령과 업무방해 등 다른 혐의 일부는 유죄로 판단해 이 총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수원지법 제11형사부(김미경 부장판사)는 13일 감염병예방법 위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만희 총회장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핵심 공소사실이던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에 대해 "방역당국이 신천지 측에 시설현황과 교인명단 제출을 요구한 것은 역학조사라고 볼 수 없다"며 "자료수집 단계에 해당하는 것을 두고 일부 자료를 누락했다고 해서 방역활동 방해 혐의로 처벌할 수 없다"고 무죄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씨에게 기소된 혐의 중 일부분에 유죄로 판단됐던 횡령에 대해 그 금액이 50억여원이 초과하는 범위가 상당하다"며 "해당 돈은 후원금, 헌금 등으로 신도들의 지급된 돈으로 이씨는 이를 자신의 용도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씨는 신천지 관련 계좌를 투명하게 관리했다고 행사하면서도 이러한 신도들의 돈으로 개인용도로 사용한 점이 보이는데 이씨는 전혀 반성하는 자세가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해 12월9일에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만희 총회장에 대해 죄질이 불량하다는 이유로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다. 또 그의 부하직원인 정씨에 대해서는 징역 10월을, 홍씨와 양씨에게는 각각 징역 8월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었다.


이번 판결은 대구 신천지교회에서 첫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지난해 2월18일 이후 330일만에 내려졌다.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이만희 총회장은 재판이 끝난 뒤 휠체어를 타고 법정을 빠져나갔다. 변호인은 "감염병예방법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의 판단을 환영하지만 횡령 등 유죄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이라며 "항소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다시 한번 공정한 법의 심판을 받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만희 총회장은 신천지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해 2월 신천지 간부들과 공모해 방역 당국에 신도 명단과 집회 장소를축소해 보고한 혐의(감염병예방법 위반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를 받고 있다.

그는 신천지 연수원인 평화의 궁전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50억여원의 교회 자금을 가져다 쓰는 등 56억원을 횡령(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하고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지방자치단체의 승인 없이 해당 지자체의 공공시설에서 종교행사를 연 혐의(업무방해)도 받는다.

이만희 총회장은 이런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기소됐다가 같은 해 11월 법원의 보석 허가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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