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와 서울시, 경기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이달 14일부터 4월 14일까지 수도권 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대체 매립지 입지 후보지를 공모한다고 13일 발표했다. 공모 대상 지역은 수도권 전역이다. 바다, 하천 등 공유수면도 포함된다.
우선 새 매립지에 선정되기 위해선 부지 조건에 부합해야 한다. 전체 부지 면적은 220만㎡ 이상으로, 실매립 면적 최소 170만㎡ 이상이다. 매립시설의 처리 대상 폐기물은 생활폐기물, 건설·사업장폐기물 등의 소각재 및 불연폐기물이며,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지정폐기물은 제외된다. 입지 지역은 토지이용계획에 따른 제한이 없어야 한다. 주민들의 동의도 필요하다. 입지 신청 의향이 있는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은 후보지 경계 2㎞ 이내 지역에 주민등록상 거주하는 세대주를 대상으로 50% 이상, 신청 후보지 토지 소유자 70%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정부는 대체 매립지로 최종 선정되면 해당 지자체에 파격적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시설 설치 사업비의 20% 이내에서 주민 편익시설을 설치하고 매년 반입수수료 일정 규모(20% 이내)를 떼어 주민지원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번 대체 매립지는 시급한 사안인 만큼 법정 지원 외에 대대적인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환경부, 서울시 등 4개 기관이 특별지원금 2500억원을 주기로 한 것이다. 또 인천시가 혜택을 받고 있는 ‘반입 수수료의 50% 가산금’도 새 매립지에 적용하기로 했다. 인천시가 수도권 매립지 운영으로 지원받는 반입폐기물 가산금은 연평균 800억원 규모다.
환경부는 대체 매립지에 대한 재정 인센티브를 높이고 반입량을 감축하는 등 친환경적인 조건을 조성하면 자치단체들이 공모에 참여할 유인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달 말 사전 설명회를 연 결과 수도권 자치단체 22곳이 참여했다”며 “수도권 내 매립지 부지 조건에 맞는 지역이 여러 곳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거주자와 토지 소유자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자치단체의 의지만으로 사업이 성사되기가 어렵다. 특히 공모 유찰 및 주민 반발 등을 고려하면 새 매립지 조성까지 절대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폐기물 문제는 공사 기간뿐 아니라 주민 반발이나 토지 소유자 동의 등 수용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폐기물 반입량 감축 정책으로 수도권 매립지 포화 시한은 2025년보다 2~3년 더 늦춰질 것”이라며 “공사 기간 5년가량을 감안해 2026~2027년 대체 매립지가 완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인천 수도권매립지가 2025년 8월이면 포화 상태가 될 것으로 보고, 그 이후에는 서울·경기 쓰레기를 받지 않겠다고 지난해 선언한 바 있다.
하수정/구은서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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