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억 특별지원…수도권 매립지 어디 없소?

입력 2021-01-13 17:32   수정 2021-01-14 00:06

정부가 수도권 쓰레기를 처리할 새 매립지를 찾기 위해 특별지원금 2500억원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인천시가 현재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2025년 이후 중단하겠다는 ‘쓰레기 독립’을 선언하면서 대체 매립지 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쓰레기 매립지가 기피시설인 데다 매립지로서 적합성을 갖춰야 하는 만큼 새 부지 선정 작업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환경부와 서울시, 경기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이달 14일부터 4월 14일까지 수도권 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대체 매립지 입지 후보지를 공모한다고 13일 발표했다. 공모 대상 지역은 수도권 전역이다. 바다, 하천 등 공유수면도 포함된다.

우선 새 매립지에 선정되기 위해선 부지 조건에 부합해야 한다. 전체 부지 면적은 220만㎡ 이상으로, 실매립 면적 최소 170만㎡ 이상이다. 매립시설의 처리 대상 폐기물은 생활폐기물, 건설·사업장폐기물 등의 소각재 및 불연폐기물이며,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지정폐기물은 제외된다. 입지 지역은 토지이용계획에 따른 제한이 없어야 한다. 주민들의 동의도 필요하다. 입지 신청 의향이 있는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은 후보지 경계 2㎞ 이내 지역에 주민등록상 거주하는 세대주를 대상으로 50% 이상, 신청 후보지 토지 소유자 70%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정부는 대체 매립지로 최종 선정되면 해당 지자체에 파격적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시설 설치 사업비의 20% 이내에서 주민 편익시설을 설치하고 매년 반입수수료 일정 규모(20% 이내)를 떼어 주민지원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번 대체 매립지는 시급한 사안인 만큼 법정 지원 외에 대대적인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환경부, 서울시 등 4개 기관이 특별지원금 2500억원을 주기로 한 것이다. 또 인천시가 혜택을 받고 있는 ‘반입 수수료의 50% 가산금’도 새 매립지에 적용하기로 했다. 인천시가 수도권 매립지 운영으로 지원받는 반입폐기물 가산금은 연평균 800억원 규모다.

환경부는 대체 매립지에 대한 재정 인센티브를 높이고 반입량을 감축하는 등 친환경적인 조건을 조성하면 자치단체들이 공모에 참여할 유인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달 말 사전 설명회를 연 결과 수도권 자치단체 22곳이 참여했다”며 “수도권 내 매립지 부지 조건에 맞는 지역이 여러 곳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거주자와 토지 소유자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자치단체의 의지만으로 사업이 성사되기가 어렵다. 특히 공모 유찰 및 주민 반발 등을 고려하면 새 매립지 조성까지 절대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폐기물 문제는 공사 기간뿐 아니라 주민 반발이나 토지 소유자 동의 등 수용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폐기물 반입량 감축 정책으로 수도권 매립지 포화 시한은 2025년보다 2~3년 더 늦춰질 것”이라며 “공사 기간 5년가량을 감안해 2026~2027년 대체 매립지가 완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인천 수도권매립지가 2025년 8월이면 포화 상태가 될 것으로 보고, 그 이후에는 서울·경기 쓰레기를 받지 않겠다고 지난해 선언한 바 있다.

하수정/구은서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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