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男 집 따라가 살해·금품 훔진 40대女 징역 13년

입력 2021-01-13 20:19   수정 2021-01-13 20:19


처음 만난 60대 남성의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다 해당 남성을 살해하고 금품을 챙겨 나온 40대 여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문병찬 부장판사)는 13일 이모씨(40·여)에게 살인죄와 절도죄를 각각 적용해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8월4일 망원한강공원에서 A씨(67)를 처음 만나 함께 술을 마시다가 A씨의 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술을 더 마시던 중 A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금목걸이, 금팔찌, 현금 등을 훔쳐 달아났다.

이씨의 범행은 "세입자가 연락도 되지 않고 집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경찰에 신고한 집주인 A씨의 신고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씨가 A씨의 금품을 훔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이씨에게 강도살인죄를 적용해 기소했다.

이씨 측은 A씨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친 혐의는 인정하지만 금품을 훔치기 위한 목적으로 A씨를 따라가 살해한 것은 아니라며 강도살인 혐의를 부인하고, 살인죄와 절도죄를 각각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계획적 살인이 아니라 A씨로부터 모욕적인 말을 듣고 순간 화가 나 목을 조르게 된 '우발적 범행'이라는 말이다.

이씨는 A씨 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A씨가 침대 매트리스 밑에 감춰놓은 현금 뭉치를 보여주며 성적 요구를 했고, 이에 화가 나 장씨의 목을 졸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살인을 저지른 뒤 피해자의 집을 뒤지거나 하지 않았고, 강도살인이라고 판단할 다른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점을 보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씨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다만 "피해자를 살해한 후 그대로 방치한 채 재물을 훔치기까지 했고, 피해자 유족들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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