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과 구글·현대차·혼다 등 굵직한 업체들이 다수 불참해 예년보다 참가 기업 수가 줄어들은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신기술과 제품력이 빛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사단법인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CES에 총 1961곳이 참가했는데, 이 중 한국 기업만 345개에 달했다. 특히 혁신상을 수상한 제품·기술 386개 중 100개를 한국 기업들이 휩쓸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글로벌 스탠다드'를 제시했다는 평가다. 냉장고, 세탁기, TV 등 기존 가전 제품들에 AI,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탑재해 코로나19로 더욱 중요해진 집·일상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CES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삼성전자의 인텔의 AI 솔루션, 라이다(LiDAR) 센서 등을 탑재한 로봇청소기 신제품 '제트봇 AI'와 평상시엔 일반 스마트폰으로 활용하다 필요시 화면을 확장하는 LG전자의 롤러블폰 'LG 롤러블'도 주목 받았다.
양사가 주도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TV 제품도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TV를, LG는 소리내고 휘어지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투명 올레드, 기존보다 성능을 개선한 차세대 올레드 패널 등 차세대 기술을 선보였다. 양사가 올해 전략 신제품으로 첫 출시한 미니 LED TV도 눈길을 끌었다.
양사는 고도화된 AI 기술력도 자랑했다. 삼성전자는 스스로 물체의 위치나 형태 등을 인식해 다양한 집안일을 돕는 가정용 서비스 로봇 '삼성봇 핸디'를 비롯해 미래의 일상 생활에서 접목될 현재 연구 중인 다양한 새로운 로봇들을 선보였다.
LG전자는 실내 공간을 자동으로 돌아다니며 소독하는 LG 클로이 살균봇 등 로봇 제품들과 함께 가상인간 '김래아'를 선보였다. 김래아는 LG전자가 AI 기술을 활용해 구현한 것으로,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외형에 인공지능 기술을 입혀 김래아의 목소리를 만들었다. 딥러닝 기술을 통해 3차원(3D) 이미지도 학습했다.
차세대 모빌리티(운송수단)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는 전장 부품 자회사인 하만 인터내셔널은 대형 QLED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디지털 전자기기로 구성한 전장 부품 '디지털 콕핏 2021'을 공개했다.
LG전자는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 파트너인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설명회를 열고,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룩소프트가 설립하는 합작사 '알루토'의 출범을 알리는 등 전장 부품으로의 진출 계획을 알리는 등 전장 사업으로의 진출을 본격화 했다.
이 외에도 국내 에너지 기업으론 유일하게 CES에 참석한 GS칼텍스는 주유소를 친환경 미래 운송수단의 운용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드론 배송과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해 '미래형 주유소'를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는 '자유 장착형 첨단 운전 시스템'을 소개했다.
국내 스타트업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브이터치는 AI를 기반으로 직접 만지지 않고 손 끝으로 멀리서도 전자 제품을 조작할 수 있는 가상터치 패널을 선보였다. 에스오에스랩은 자율주행의 안전성을 높인 차량용 고정형 라이다 센서를 선보였다.
에이티센스는 10일 이상 연속 측정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를, 알록은 단파장자외선(UVC) LED(발광다이오드)를 이용한 비접촉식 살균박스 등 코로나19 방역 제품들도 공개했다.
서현은 QR코드 기반의 초소형 블랙박스로 실시간 물류처리 모니터링을 하는 '윌로그'를, 콥틱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얼굴의 크기와 형태, 피부색 등에 맞춰주는 '브리즘' 안경 브랜드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소개됐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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