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 맡겨도 연 2.0% 안팎의 이자를 주는 저축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예금(일명 파킹통장)이 2030세대의 ‘투자용 실탄 창고’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은행 보통예금이나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보다 많게는 세 배 이상 금리를 챙길 수 있어 ‘단타’를 하는 젊은 층이 잠시 돈을 맡겨두는 용도로 각광받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약 3조원이 파킹통장에 유입됐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새해 들어서도 20~40대 젊은 층 위주로 파킹통장에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두 달 새 파킹통장 잔액이 6000억원에서 8000억원 이상으로 불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시입출금식 예금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도 통상 전체 예금 대비 15% 수준인데, 최근에는 20%를 웃도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2030세대 자금 유입이 두드러진다. 웰컴 직장인사랑 보통예금(연 2.0%) 가입자의 연령대별 비율은 30대가 절반(47.4%) 수준이다. 40대(28.0%)와 20대(12.7%)가 뒤를 이었다. 개인사업자 예금상품인 웰컴 사장님사랑 보통예금은 40대 고객비중이 38.0%로 가장 높았지만 30대(26.2%)의 유입도 두드러졌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중장년층의 정기예금 비율이 높은 저축은행업계에서 젊은 층의 자유입출금식 예금 잔액이 늘어나는 건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단타 목적의 주식 투자자금을 잠시 맡기는 용도로 활용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저축은행 파킹통장 예금금리는 연 1.5~2.0% 수준이다. 증권사 CMA 금리 연 1.0% 수준보다 훨씬 높아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파킹통장이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7일 자유입출금식 예금인 페퍼루저축예금 금리를 연 1.7%에서 1.6%로 소폭 인하했다. SBI저축은행과 오케이저축은행, JT저축은행도 지난해 연 2.0%로 내놨던 비대면 보통예금 금리를 연 1.3%까지 끌어내렸다. 웰컴저축은행도 연 2.5%의 웰컴 직장인사랑 보통예금 금리를 연 2.0%로 내렸다.
반면 정기예금 금리는 올리고 있다. 중장년층의 자금이 주식 투자 등을 위해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금리는 지난해 9월 연 1.6%대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12월 연 1.91%까지 올랐다. 13일 기준으로는 연 1.86%를 유지하고 있다. 오케이저축은행은 OK읏샷정기예금금리를 연 1.5%에서 1.8%로 올려 1000억원 한도로 특판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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