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치솟았던 증시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블루웨이브(미국 민주당의 백악관 및 상·하원 장악)가 현실화된 이후 시장금리가 급등했고 유동성 축소 경계감이 악영향을 미쳐서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증시가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하락은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금리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면 시장은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망주로는 경기민감주(株)를 제시했다.
시장을 둘러싼 대외환경이 악화되면서 증시가 게걸음을 걷고 있다는 분석이다. 먼저 블루웨이브발(發) 경기 부양책 집행 기대감이 커지면서 금리가 상승한 점이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줬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직전일보다 4.48bp(1bp=0.01%포인트) 오른 1.0837%를 기록했다.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1%를 넘어선 이후 12일에는 장중 한때 1.18%를 웃돌기도 했다. 다만 지난 13일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1% 아래로 하락해 금리 급등세가 잦아들었다.
유동성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도 증시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미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양적완화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서다. 미국 중앙은행(Fed)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국채와 주택담보대출증권(MBS)을 월 1200억달러 규모로 사들이는 양적완화를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로버트 카플란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해 미국 경제가 강하게 성장하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이례적인 통화 완화책의 일부를 되돌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시장금리가 당초 전망보다 빨리 오를 수 있다"며 "이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완화정책으로부터의 후퇴와 재조정, 정책금리 변경 등을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코스피지수가 연고점을 기록한 이후 바로 다음 거래일인 11일 VKOSPI는 35.65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전 세계 증시가 조정을 받았던 지난해 6월18일(37.30)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나스닥100지수와 변동성 지수가 함께 상승한 후 기간 조정에 들어갔다"며 "이를 감안하면 지수 상승과 변동성 확대가 동반된 점이 부담으로 작용해 코스피는 단기적으로 쉬어가는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이 증권사 김대준 연구원은 "조정은 짧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본격적인 조정을 야기할 변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번 강세장을 만들어낸 유동성에 변화가 있다면 지수가 큰 폭 하락하겠지만 현 상황은 그렇지 않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20일 바이든 행정부 출범으로 경기 개선 기대감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경기민감주 가운데 국내 경기보다는 글로벌 경기 개선과 밀접한 소재, 산업재 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경기민감주를 추천했다. 경기 회복과 수요 증가를 호재로 삼는 소재, 산업재, 경기소비재, 정보기술(IT) 등에 관심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조정을 기회 삼아 해당 업종의 비중을 늘리라는 권고다.
이 밖에도 바이든 행정부의 수혜가 예상되는 친환경 업종,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감에 따른 인프라 관련 업종 등도 관심을 가지라는 설명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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