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층간소음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개그맨 안상태, 이휘재 가정은 층간소음 가해자로 지목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A 씨는 이휘재 가족 아랫집에 살고 있다고 밝히면서 "몇 시간씩 집에서 뛰게 할 거라면 매트라도 제발 깔고 뛰게 하라"며 "벌써 다섯 번은 정중히 부탁드린 것 같은데 언제까지 아무런 개선도 없는 상황을 참기만 해야 하느냐"며 이휘재 아내 문정원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댓글로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문정원은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기에도 너무나 죄송스럽다. 아이들을 주의시키고 부분 부분으로 깐 매트로는 안 되는 것 같아 집 맞춤으로 매트를 주문 제작 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자아이들이다 보니 통제가 안 될 때가 간혹 있다"며 "아이들도 함께 가서 사과했는데 마음이 풀리시지 않은 것 같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문정원이 층간소음 피해자를 예민한 사람으로 모는 등 변명에 가까운 글이라고 지적했다.
문정원은 2차 사과글을 게재 "댓글을 미처 발견하지 못해 하루가 지난 후에야 해당 내용을 보게 되었고, 늦게 확인했다는 생각에 사과보다는 변명에 가까운 장문의 댓글을 게재하게 됐다. 성숙하지 못한 저의 대처에 사과드린다"고 썼다.
개그맨 안상태 가족도 층간소음 가해자로 지목됐다. 임신 28주 차라고 밝힌 B 씨는 지난해 3월 안상태의 아랫집으로 이사했는데 예민한 시기 밤낮 구분 없이 울려대는 물건 던지는 소리, 발망치, 뛰는 소리 등 때문에 고통을 받았고 남편이 2번 찾아가 주의를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상태는 B 씨 남편에게 "이렇게 찾아오는 것은 불법"이라고 말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남편이 엘리베이터에서 '부탁 좀 드린다' 했더니, 이사를 간다고 하더라"며 "속으로 드디어 해방이라고 좋아했는데, 거의 5개월이 지난 거 같은데 아파트 매도액을 신고가액 수준으로 올려놓았다. 안 팔리면 가격을 조정하고, 며칠 후 다시 신고액 수준으로 수정하고 반복돼 아직도 매도는 안 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에 대해 안상태 아내 조모 씨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엘리베이터에서 B 씨 부부를 만났지만 층간소음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으면서 조 씨의 SNS를 악의적으로 캡처해 공개적으로 저격했다는 이유에서다.
조 씨는 "저를 비난할 의도로 너무 나쁘게 쓰셨던데 그 글만 보고 다 믿진 말아달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 후로도 화가 많이 나셨는지 관리실, 경비실, 다 동원해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오고 벨이 울려서 저희도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이라며 "옆집 인테리어 공사에도 우리 집으로 민원이 온다"고 토로했다.
B 씨는 "안상태 부인 인스타에 쓴 해명 글 봤는데 매일 댁에 찾아가지 않았고 정확히 3번 찾아갔다"며 "찾아갈 때마다 공손하게 두 손 모아 말씀드렸는데, 부군께서 얼굴 붉히며 이렇게 찾아오는 것 불법이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애를 묶어놓냐며 위협적으로 얘기하며 저희 남편에게 야단치듯 말했다. 무서웠던 사람이 누굴까. 그 이후로 고소라도 당할까 더이상 찾아보지 않았고 제3자를 통해 전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생각에 관리사무소로 연락 드렸다"고 밝혔다.
층간소음 논란에 대해 안상태는 이사를 준비 중이라고 밝히면서 "아이가 뛴 게 맞아 죄송스럽다"며 한경닷컴을 통해 사과했다. 매매 최고가로 집을 내놓은 것에 대해 "매매가를 오히려 낮춰 올려놓았고 어제도 집을 보러 사람이 왔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B 씨와 안상태 가족 간의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15일 B 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사과하러 오거나 접촉을 시도하는 일은 전혀 없었다"며 "찾아오면 고소한다고 해서 더이상 못 찾아간다. 증거도 없이 악플러 취급한다"며 분노했다. 이어 "빨리 이사가려고 시세보다 싸게 매물 올렸다고 했는데, 다른 집 가격과 비교했을 때 높여 올렸더라. 일을 크게 키우는 게 누군지 다시 한번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층간소음, 안 당해본 사람은 몰라요"…민원 '봇물'
층간소음은 비단 연예인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각종 커뮤니티에는 층간소음에 관련된 글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게재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층간소음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모른다", "왜 층간소음 때문에 폭력 사태가 일어나는지 알겠다"며 입을 모았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층간소음 관련 공동 주택자 의무 교육 이수를 촉구한다"는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층간소음 고통으로 몸무게가 빠지고 식욕부진에 심장 두근거림, 헛구역질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새벽 TV 소리, 떠드는 소리, 무거운 물건이 떨어지는 소리를 주기적으로 겪고 있다"고 피해를 주장했다. .
이어 "처음에 경찰을 부르고 쪽지를 몇 번이나 써 붙였으나 상대 이웃집들은 잘 모르겠다고 일관하고, 소리의 근원을 찾지 못해 저 또한 답답하고 화병이 나서 돌아버릴 지경이다. 오히려 고통 겪고 있는 저를 예민한 취급을 하더라"라며 토로했다.
청원인은 "저처럼 층간소음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법적인 처벌이나 공동주택 공간에 관련 교육에 대한 기준이 너무 미약하다는 것"이라며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정신병 있는 사람마냥 이상한 취급을 받다가 이사를 가게 만드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층간 소음은 당하는 사람의 귀가 트이기 시작하면 온갖 소리가 들리고, 살인 충동까지 이르게 만드는 참으로 무서운 범죄"라며 "상당히 심각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대책이 없어 청원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청원인은 "원격수업 중 층간소음 교육 좀 부탁드린다"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학생들이 학교가 아닌 집에서 원격수업을 하고, 어른들도 재택근무를 한다. 아이들은 운동장처럼 집에서 뛰고 어른 무서워하지도 않는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층간소음 관련 숙제, 포스터 그리기, 글짓기 등 교육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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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층간소음 방지 교육 및 캠페인을 시행해 달라',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층간소음', '층간소음 피해자를 위한 법적인 보호조치 강화를 부탁한다' 등 많은 청원이 올라와 있다.
층간소음은 사적 공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분쟁이 발생했을 때 법적 조치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시장에 당선되면 층간소음 문제에 개입을 늘리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은 3만 6105건으로 2019년 같은 기간(2만3843건)보다 51%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어디까지가 층간소음일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는 입주자 또는 사용자의 활동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소음으로서 직접 충격 소음, 공기전달 소음이 있다. 뛰거나 걷는 동작 등으로 발생되는 발걸음 이른바 '발망치' 소리, 가구 끄는 소리, 물건 떨어지는 소리, 텔레비전, 음향기기 등의 사용으로 발생하는 소음이 해당한다. 단, 욕실, 화장실 및 다용도실의 급수, 배수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은 제외된다.
층간소음이 발생하면 공동주택 입주자들은 관리 주체에게 층간소음 발생 사실을 알리고, 관리주체가 층간소음 피해를 끼친 해당 입주자들에게 층간소음 발생을 중단하거나 차음 조치를 권고하도록 요청할 수 있으며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세대 내 확인 등 필요한 조사를 할 수 있다.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는 층간소음의 측정, 피해사례 조사·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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