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의 선두주자인 아크인베스트가 우주 산업 관련 ETF를 내놓겠다고 예고해 관련 기업 주가가 들썩였다. 아크인베스트는 앞서 많은 ETF나 투자사가 테슬라를 고평가돼 있다는 이유로 포트폴리오에 담기 꺼릴 때 10% 이상 편입해 고수익을 낸 것으로 유명하다.
14일(현지시간) CNBC 등은 아크인베스트가 우주 탐사 기업에 투자하는 ETF 출시 계획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아크인베스트는 이 ETF에 어떤 종목을 담을 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구 밖에서 발생하는 각종 상품과 서비스를 선도, 활용해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크인베스트는 지난해 월가에서 큰 화제를 몰고 다닌 ETF 운용사다. 주로 '파괴적 혁신'에 가치를 두고 각종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설립자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14년 회사를 창업하자마자 테슬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이목을 끌었다. 특히 2018년 테슬라가 휘청거릴 때도 오히려 편입 비중을 늘렸다.
지난해 미국 ETF 수익률 상위 종목도 아크인베스트가 대거 차지했다. 이 운용사의 'ARK Innovation'(ARKK) ETF는 작년 170%가 넘는 수익을 냈다. 'ARK Genomic Revolution' ETF는 180%를 웃도는 수익률로 작년 가장 성과가 좋은 ETF에 올랐다. 'ARK Next Generation Internet'(ARKW) 등의 수익률도 150%가 넘는다.
아크인베스트가 현재 운용 중인 ETF는 5개로 자금은 415억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1월께만 해도 35억달러도 안 됐지만 1년 만에 투자금이 폭증했다.
ETF 수익률이 워낙 압도적이다보니 아크인베스트가 우주 테마 ETF를 만든다는 소식에도 시장이 바로 반응했다. 뉴욕증시에서 이날 우주 관련 기업 주가는 일제히 급등했다. 버진갤럭틱과 맥사테크놀로지 등은 20% 가량 뛰었다. 프로큐어AM이 운용 중인 우주산업 관련 펀드인 'Procure Space ETF'(UFO)도 6% 올랐다.
블룸버그통신은 "우드 CEO의 강력한 마법의 손길이 미치자 ETF 운용 전부터도 관련 회사 주가가 뛰었다"고 월가의 분위기를 전했다. 투자자문사 ETF스토어의 네이트 제러시 대표는 "우드는 마이더스의 손을 갖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그녀와 관련된 모든 것은 금으로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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