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을 주도하고 있는 강남권에 올해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등 새 아파트가 대거 나온다. 교통, 교육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재건축 대단지들이라 관심이 높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도 크다. 다만 분양가 자체가 높고 대출받기가 힘들기 때문에 청약 전략과 함께 자금 마련 계획을 꼼꼼하게 세워야 한다.
17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재건축 단지에서 1만159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나온다.
서초구와 강동구에 나올 대단지가 관심을 끈다. 서초구 반포동과 방배동 등에서 5개 단지, 3086가구가 쏟아진다.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가 이르면 다음달께 공급된다. 이 단지는 전용 74㎡ 이하 주택 225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추첨제 물량이 없어 청약 가점으로 당첨자를 가른다. 3.3㎡당 분양가격은 5668만원으로 결정됐다. 분양가 상한제 이후 높아진 토지비가 반영되면서 분양 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졌다. 바로 옆 ‘아크로 리버파크’가 3.3㎡당 1억원에 거래된 만큼 단순 비교해도 3.3㎡당 4000만원대의 차익이 예상된다. 전용 74㎡ 주택형을 분양받을 경우 시세차익이 13억원에 달한다.
인근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신반포15차 재건축)도 상반기에 공급될 예정이다.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과 인접해 교통이 편리하다. 전용 85㎡ 이하 중소형 주택형이 263가구 분양된다.
잠원동에서는 ‘신반포 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 재건축)가 상반기에 분양될 예정이다. 총 3329가구 중 236가구가 일반 분양 물량이다. 3.3㎡당 분양가는 5000만원 이상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강동구에서는 새해 첫 공공분양이 이뤄질 예정이다. 제일건설이 고덕강일1지구 1블록에 짓는 제일풍경채(780가구)가 주인공이다. 지하철 9호선 샘터공원역(예정)과 가깝다. 고덕강일 2지구 5블록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고덕강일’의 분양 가격이 3.3㎡당 223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 단지도 비슷한 가격에 공급될 전망이다. 상반기 내 고덕강일3지구 10블록에 DL이앤씨(옛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고덕강일’ 593가구도 공급된다.
서울 최대 규모의 재건축 단지인 강동구 둔촌주공은 상반기 분양될 전망이다. 공사비 부담 등으로 후분양은 피할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의 관측이다. 총1만2032 가구 가운데 4786가구가 일반 공급된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조합 내에서는 분양가를 3.3㎡당 3200만원에서 3700만원까지 예상하고 있다.
청약통장 가점제로 공급되는 강남권 단지들은 대부분 당첨 하한선이 높다. 서초구에서 전용 84㎡ 이하 주택형에 당첨되기 위해서는 70점 안팎의 가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10월 분양한 반포동 ‘르엘 신반포 센트럴’(596가구)의 당첨 가점은 평균 71점이었다. 당첨 가점 71점은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부양가족 수 4명(2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 이어야 얻을 수 있는 점수다.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예비 청약자는 강남권 추첨제 물량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전용 85㎡ 초과 주택형 39가구가 추첨으로 나온다. 강동구 강일1지구 1블록 제일풍경채 780가구 중 119가구가 추첨제로 공급된다. 작년 12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리슈빌강일’에는 11만 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255.5 대 1을 기록했다. 전용 101㎡ 추첨제 물량의 경우 경쟁률이 1210 대 1에 달했다.
가점이 낮은 예비 청약자는 둔촌주공의 특별공급 물량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전용 84㎡ 이하 주택형은 특별공급 물량이 있어 가점이 낮은 신혼부부는 당첨을 노려볼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 후속조치로 민간택지 경우 생애최초 물량을 7%로 늘린다고 밝혔다. 이를 둔촌주공에 적용했을 때 약 350가구의 생애최초 물량이 나와 소득과 자산 기준에 충족한 신혼부부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강남권은 기본적으로 가점이 높아야 당첨을 바라볼 수 있다”며 “대출 규제도 까다로운 만큼 미리 자금 마련 계획을 세워둬야 한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