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 신고를 하지 않은 8살 친딸을 살해하고 일주일간 방치했다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40대 어머니가 구속된 가운데, 딸의 사망 소식을 접한 40대 아버지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을 거둔 것이 확인됐다.
40대 친부, 인천 아파트서 숨진 채 발견
17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10시께 인천시 연수구 한 아파트에서 40대 A씨가 숨져있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A씨는 사실혼 관계인 40대 B씨가 최근 이들의 딸인 C양을 숨지게 한 이후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딸이 사망한 사실에 죄책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B씨는 남편과 이혼하지 않은 상황에서 A씨와 수년간 동거를 이어오다 최근 이별을 하게 되면서 심리적 불안정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17일 지난 8일께 인천시 미추홀구 한 주택에서 딸 C양의 호흡을 막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인천지법 영장전담재판부(당직판사 윤소희)는 이날 살인 혐의로 구속된 B씨에게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B씨는 1주일간 딸의 시신을 해당 주택에 방치했다가 지난 15일 "아이가 죽었다"며 119에 신고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출동 당시 집 안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B씨와 숨진 C양을 발견했다.
B씨는 화장실 바닥에 이불과 옷가지를 모아놓고 불을 지르며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기를 흡입한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며 전날 퇴원과 동시에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B씨는 매달 생계비를 지원받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특정한 직업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C양은 출생 신고가 이뤄지지 않아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가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경찰에서 "법적 문제로 딸의 출생신고를 할 수 없었고 올해 3월 학교에 입학시키려 했다"면서도 "생활고를 겪게 되면서 처지를 비관해 딸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C양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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