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지명자가 "약달러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밝힐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반등하고 있는 달러 강세를 부추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옐런 지명자가 오는 19일 개최될 상원의 인준 청문회에서 미국은 경쟁력 우위를 점하기 위해 약달러 정책을 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WSJ는 바이든 차기 행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옐런이 청문회에서 "미국 달러화와 다른 통화의 가치는 시장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 시장은 각국의 경제 성과를 반영해 통화 가치를 조정하며 이는 글로벌 경제의 적응을 촉진한다"고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무역경쟁력 확보를 위해 각국이 통화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확실히 할 것으로 전망됐다. 옐런은 "미국은 경쟁력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약달러를 추구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그렇게 하려는 다른 나라의 시도에 반대해야 한다"고 발언할 계획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옐런의 이런 발언들은 미국이 달러에 대해 '불간섭주의'로 되돌아가겠다는 의미라고 WSJ은 풀이했다. 노골적으로 달러 약세를 주장해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되돌리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지난 1970~1980년대 미 행정부 관료들은 주기적으로 달러 가치에 대해 언급하고 시장에 개입했다. 하지만지난 1995년 이후 '불간섭주의'를 채택해왔으며 백악관과 재무부 관리들은 통상 달러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1995년 이후 미 행정부가 통화 시장에 개입한 적은 1998년과 2000년, 2011년 등 세 번에 불과하다.
옐런은 달러의 가치에 대해 정기적으로 언급하는 게 유용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미 재무부가 달러 가치를 약화시키려 하지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미 달러 가치는 작년 3월 미 중앙은행(Fed)이 제로금리 등 완화적 통화정책을 선택한 뒤 ICE 달러인덱스를 기준으로 12% 하락했다. 지난 5일 민주당이 조지아주 연방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두 석을 추가로 확보해 이른바 '블루 웨이브'를 달성한 뒤엔 89.1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 주부터 달러화 가치는 소폭 반등해 17일 90.8까지 다시 높아진 상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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