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법원 출석한 이재용…굳은 표정으로 입장

입력 2021-01-18 14:16   수정 2021-01-18 14:18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 출석했다. 이 부회장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곧장 법정으로 향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5분 312호 중법정에서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산발적으로 눈이 내린 가운데 이 부회장 등의 출석에 앞서 기자를 포함한 취재진, 일반시민, 유튜버, 경찰 및 보안요원 등 수백명이 법원 앞에서 대기했다.

차를 타고 온 이 부회장은 오후 1시41분께 마스크를 한 채 검정색 양복과 코트, 회색 넥타이 등을 입고 모습을 드러냈다.

다소 굳은 표정의 이 부회장은 심경과 '선고를 앞두고 삼성그룹에 어떤 대비를 지시했나'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이날 공판에선 대법원이 2심 판결(징역 2년6개월·집행유예 4년)에 대해 다시 살펴보라며 파기환송을 한 만큼 유·무죄 여부보다는 양형, 즉 형벌의 정도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재판에선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건넨 돈 중 얼마가 적극적인 뇌물로 인정되느냐와 함께 재판부가 2019년 첫 공판에서 양형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준법감시위의 활동 등이 양형에 얼마나 참작될 지 여부가 가장 주목된다.

이 부회장이 총 298억원의 뇌물을 건네고 213억원을 건네기로 약속했다며 기소한 특검은 지난달 3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9년을 구형하며 중형을 요청한 상태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건넨 금품은 박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적 요구에 의한 수동적 지원이고 위법·부당한 직무 집행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오고 있다.

또 삼성이 준법감시위 설치, 대국민 사과 등을 통한 추후 준법 경영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는 뜻을 재차 밝힌 상태에서 재판부가 준법감시위 활동에 실효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이 부회장 양형에 참작될 가능성이 있다.

이 부회장은 최후진술 당시 "앞으로 어떤 일이 있더라도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다"라며 "오로지 회사 가치를 높이고 사회에 기여하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호소한 바 있다.

최종 판결은 대법원 재상고심에서 확정된다. 다만 그간 파기환송심 결론이 그대로 유지됐던 경우가 많았고, 이미 한 차례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을 거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선고가 그대로 확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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