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대장주’였던 에스엠이 낙관적인 실적전망에도 주가가 부진하다. 엔터테인먼트 업종 선호도가 높았던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이전만 못하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코로나19 백신 보급 등과 함께 에스엠의 오프라인 콘서트 매출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공연 실적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18일 에스엠은 2.01% 하락한 2만9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9월 장중 고점(4만450원) 대비 주가가 26.9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가 7.74%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주가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에스엠 주식 144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던 개인투자자의 관심도 줄어들고 있다. 올들어 개인은 에스엠 주식을 8억원어치 순매수하는데 그쳤다.
부진한 주가와 달리 에스엠의 올해 실적전망은 낙관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스엠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은 446억원이다. 작년 영업이익 추정치(146억원)와 비교하면 올해 205.27%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순이익 전망치는 258원으로, 작년 117억원 순손실에서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의 온도차는 올해 오프라인 콘서트 재개 여부에서 발생한다. 에스엠 실적 전망을 내놓은 국내 연구원들은 대부분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면서 에스엠을 비롯한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사의 아이돌들이 공연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내다봤다. 키움증권은 구체적으로 올해 상반기에 에스엠 소속 가수들이 6주간의 릴레이 콘서트를 열고, 일본 시장에서의 공연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반면 투자자들은 엔터사들이 전세게에서 오프라인 공연을 재개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사인 JYP의 존재도 부담이다. 에스엠은 코로나 19 직격탄을 맞은 방송제작(SM C&C, 키이스트) 등 연예인 매니지먼트 사업 외의 매출 비중이 약 30%대로 타사대비 높다. 반면 JYP는 상대적으로 연예인 매니지먼트 중심으로 사업 구조가 잡혀있다. 이에 JYP는 지난달 사상최고가를 경신하고, 작년 실적도 전년대비 성장이 예상되는 등 주가흐름과 실적 모두 에스엠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위기에 본업에 충실할 수 있는 '순수 엔터사' JYP를 선호하는 모습이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스엠은 지난해 본업인 K팝 음반판매가 급증하며 실적도 선방했지만, 공연 중심의 일본 법인과 키이스트 등 방송제작 자회사들이 부진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며 "온전한 실적 정상화는 2022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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