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기기 중소기업이 다음 달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용 주사기를 대량 생산한다. 특히 이 주사기는 코로나19 백신을 20% 증산하는 효과가 발생해 주목된다. 우리나라가 백신 1000만명분을 공급받아 오면 1200만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셈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언론브리핑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 풍림파마텍이 코로나19 백신용 주사기를 월 1000만대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공장 양산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풍림 LDS 주사기는 최고 수준의 최소주사잔량(LDS 4μL) 기술이 적용된 주사기다. 일반주사기로는 코로나19 백신 1병당 5회분(명)까지만 접종할 수 있지만 풍림 LDS 주사기를 이용하면 1병당 6회분(명) 이상 가능하다.
풍림파마텍의 백신주사기는 지난 6일, 주사 과정에서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갖춰야 하는 안전보호가드 및 주사침은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사용 허가를 받았다. 전날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주사기 긴급사용승인요청서도 제출했다. 승인 여부는 이달 말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풍림파마텍 주사기는 미국 제약회사의 최소주사잔량 등에 대한 성능 테스트를 통과했고 성능 요구 조건도 충족한 상태다. 이에 따라 국내 기술특허 및 디자인 특허를 출원하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 국제특허 출원도 진행 중이다.
양산 시점은 다음달부터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풍림파마텍의 생산체계 구축을 위해 자사의 전문가 30여명을 투입해 지워너키도 했다. 삼성전자는 중기부와 함께 중소기업의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번에도 지원에 나서 한 달 만에 시제품 생산부터 양산 설비 구축 등 스마트공장 생산라인을 완비하는 성과를 냈다.
중기부에 따르면 풍림파마텍은 삼성전자의 구미·광주 협력사 공장을 통해 시제품 금형 제작과 시제품 생산을 지난 연말 연휴 기간 중 4일 만에 완료했다. 또한 주사기 자동조립 설비 제작 지원 등을 통해 풍림파마텍의 자체 생산계획(월 400만개) 대비 2.5배인 월 1000만개 이상 대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지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초기 당시 마스크·진단키트 대란 때도 중소기업을 발빠르게 스마트공장화시켜 위기 극복에 기여한 바 있다. 화진, 레스텍 등 마스크 업체는 생산성이 51% 증대됐다. 특히 솔젠트, 코젠바이오텍 등 진단시약 업체도 생산성이 73% 증대된 바 있다.
박영선 장관은 "이번 일은 우리 중소기업의 우수한 기술력, 대기업의 스마트제조 노하우와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이 결합한 성과"라며 "특히 정부가 적극 후원하는 '민관 협력의 대표적인 성공모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 중소기업과 정부가 소통과 협력을 통해 어려운 문제를 열정적으로 민첩하고 스마트하게 해결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저력"이라며 "지난해부터 식약처와 함께 제약?의료기기분야 업종특화 스마트공장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K-방역 관련 업체를 중심으로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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