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Z세대 홀린 스푼라디오…月 300만 명 모여 실시간 소통

입력 2021-01-19 17:16   수정 2021-01-20 01:19

올드 미디어로 불리는 라디오가 다시 ‘핫’해졌다. 실시간 라디오 방송 플랫폼 ‘스푼라디오’(사진)가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중반생)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라디오 진행자와 청취자 간 실시간 소통이 10대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스푼라디오는 2016년 3월 출시됐다.

녹음방송을 주로 하는 팟캐스트와 다르게 생방송을 중심으로 서비스한다. 누구나 방송을 진행할 수 있다. 음악을 틀어주는 음악방송, 책을 대신 읽어주는 독서방송, 웃긴 이야기를 공유하는 개그방송 등 콘텐츠도 다양하다. 청취자는 앱 내 결제로 구매한 ‘스푼’으로 진행자를 후원한다. 영상을 기반으로 한 스트리밍 플랫폼 ‘아프리카TV’와 비슷한 구조다.

누적 다운로드 수 3000만 회를 넘어섰다. 월간 이용자 수(MAU)는 지난해 말 기준 300만 명에 달한다. ‘양방향 소통’이 서비스 성공에 주효했다. 진행자가 방송을 시작하면 청취자들은 댓글로 소통한다. 청취자 20~30명으로 구성된 방송이 대다수여서 진행자와 직접 소통하기도 쉽다. 청취자 간 채팅도 이뤄진다. 최혁재 스푼라디오 대표는 “실시간 소통에 익숙한 10대들을 겨냥한 시스템”이라며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설계했다”고 말했다.

스푼라디오는 한국 미국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20개국에 6개 언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매출 60%를 해외에서 벌어들인다. 최 대표는 “오디오 콘텐츠 시장 규모는 영상 콘텐츠 시장의 5분의 1 수준”이라며 “시장 규모가 작아 서비스 시작부터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에서 성장세가 뚜렷하다. 라디오 플랫폼의 특성이 일본인 성향과 잘 맞아떨어졌다. 얼굴 노출을 꺼리는 다수의 일본 창작자를 플랫폼으로 끌어들였다. 소위 ‘오타쿠 문화’로 불리는 마니아 문화가 활발해 개성 강한 콘텐츠를 많이 확보했다.

서비스 언어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최 대표는 “한국의 아프리카TV, 중국의 ‘라이브 미’, 싱가포르의 ‘비고라이브’ 등 각국에는 주요한 영상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가 자리잡았지만 라디오 플랫폼에선 아직 절대강자가 없다”며 “블루오션에서 지배적인 사업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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