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에 대해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유흥을 일삼는다"며 회사에 허위 사실을 보고한 캐디 3명의 행위에 대해 '공연성'이 없다며 법원이 명예훼손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제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캐디 3명에 대해 벌금을 낮춘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회사에다 보고한 것은 무죄, 동료들에게 알린 것은 유죄로 봤다.
지난 2013년 이들 캐디 3명은 동료 A씨가 골프장 밖에서 고객을 만나고 다른 직업을 갖는 등 캐디 업종이 갖는 자율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A씨가 골프장에 일하지 못하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이들은 "A씨가 캐디로서 지켜야 할 예절 범위를 벗어나 유흥을 일삼고, 외부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등 근무하는 골프클럽 캐디들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있으므로 골프장 출입글 금지시켜 달라"는 내용을 요청서를 작성해 회사에 제출했다. 그리고 다른 동료들에게 "A씨가 유흥업소 종사자이며 유흥을 일삼는 여성"이라는 내용을 담은 자료를 읽게 하고, 이에 서명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같은 내용은 허위일 뿐, 사실이 아니었다. 결국 가짜 소문을 퍼뜨린 캐디 3명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이들에게 각각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2007년께 일식집을 운영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유흥주점과는 다르다"며 "A씨가 마치 유흥업소를 운영하고 유흥을 일삼은 것처럼 적어 허위사실을 적시한 게 맞다"고 판단했다. 또 회사 관계자들과 다른 캐디들에게도 이같은 허위 사실을 알린 이상 다수가 인지하도록 한 공연성도 인정된다고 봤다.
2심은 공연성 부분은 무죄로 보고, 이들에 대해 각 벌금을 50만원으로 낮췄다. 재판부는 "피고인 3명이 적시한 사실은 허위의 사실이라고 봄이 상당하다"면서도 "회사에 이 사실을 알린 것은 자율규정에 따라 '출입금지처분'을 요청하기 위해 담당자에게 요청서를 제출한 것이므로,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인 '공연성'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대법원도 이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고 같은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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