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은 혁신금융 강화를 통해 올해를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초석의 한 해로 삼자’는 경영목표를 세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비대면 소비와 저금리 기조가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금융이 기후변화와 의료·보건 사태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금융산업의 경쟁환경은 새로운 변곡점을 맞았다. 빅테크와 핀테크 기업이 속속 시장에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디지털과 글로벌을 혁신의 축으로 삼고 금융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해 사회와 함께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두 축은 지역별 차별화와 협업이다. 성장국가인지 선진국인지에 따라 접근법을 달리하고 있다. 성장 속도가 가파른 동남아시아 등에는 ‘현지화 경영’을 강화하고, 선진국 시장에서는 투자금융(IB) 및 국제금융 수요를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회사 내부 및 그룹사 간 협업도 필수다. 은행 내부적으로는 IB·외국환·자금운용·자산관리 등 국내 핵심사업의 협업을 모색하고, 하나금융투자·하나카드·하나대체투자운용 등 관계사의 협업 강도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ESG 트렌드와 관련해서는 하나은행만의 ESG 금융을 실천하기로 했다. 국공립·직장어린이집 건립 등 보육지원 사업을 통한 저출산 문제 지원,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포용적 금융 확대 등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기존 소비자보호그룹은 금융소비자보호를 담당하는 ‘손님행복그룹’과 소비자리스크관리를 담당하는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 등 두 개 그룹으로 확대 개편됐다.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정관 개정을 통해 이사회 직속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도 별도로 설립할 예정이다.
신설된 경영기획&지원그룹 내 ‘경영전략본부’에는 ESG 전담 부서인 ‘ESG기획 섹션’을 뒀다. 금융의 사회적 역할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서다. 하나은행은 임직원의 ESG 경영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플라스틱 프리 캠페인, 줍깅(줍다+조깅) 챌린지, 착한소비 챌린지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자금 조달에서도 ESG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19년에는 6억달러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고, 지난해에는 소셜본드로 1억5000만달러를 조달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금융지원에 썼다.
본업을 살려 코로나19 위기를 겪은 기업과 금융소비자를 지원했다. 해외 수출길이 막힌 수출기업의 판로 개척을 도우려는 취지로 한국무역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등과 수출입 연계 금융지원을 했다. 선적 전 금융과 선적 후 금융까지 보증료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비대면·디지털 금융상품도 개발했다. 해외투자와 관련한 외국환신고를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ONTACT 해외투자’ 서비스와 외국환을 직접 사고팔 수 있는 ‘HANA 1Q FX’ 플랫폼이 대표적 예다.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금융주선도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최대 규모 태양광발전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으로 꼽힌 전남 신안군 지도 태양광 및 안좌도 태양광 사업의 자금조달을 마쳤고,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 주선권도 5곳 확보했다. 선언적이고 규모에만 치중하는 금융주선이 아니라 사업주와 지역사회, 국가에 기여하는 금융구조를 만드는 게 신재생 인프라 자금 주선의 목표다. 지난해 하나은행이 주선한 모든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모두 주민참여형 또는 시민펀드형으로 설계됐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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