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지수가 3000선으로 주저앉으며 조정을 받았으나 삼성전자에 대한 개미(개인투자자)들의 러브콜은 이어졌다. 증시가 낙폭을 키웠던 2거래일 간 삼성전자 주식 6700억원을 쓸어담았다. 전문가들은 오너 리스크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우상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 급락하자 삼성전자·삼성전자우 8000억원 매수한 개미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급락했던 지난 15일과 18일 양일간 개인들이 사들인 삼성전자 주식은 6764억원(763만주)어치다. 삼성전자우 역시 1224억원(157만주) 사들였다. 이틀간 사들인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만 7988억원어치다.코스피가 3000선 초반으로 주저앉고 삼성전자도 낙폭을 키우면서 저점 매수를 노린 개미들이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종가 기준 9만1000원까지 오르면서 실적 대비 주가수준(밸류에이션)도 치솟은 바 있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실형이 결정된 여파로 개인들은 삼성전자보다 삼성전자우를 더 많이 샀다. 지난 18일만 놓고 보면 개인들은 삼성전자우를 442억원, 삼성전자를 148억원 순매수했다. 배당 확대 기대감이 개인들의 매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삼성전자가 우상향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는다. 반도체 업황의 호황 등으로 꾸준히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서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실적 개선, LCD 패널 가격 상승, 스마트폰 점유율 개선 등도 예상된다"며 "1분기를 저점으로 실적 개선세가 지속돼 주가가 상승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개인들의 매수여력 최대 204조원…이탈할 가능성은?
개인의 자금여력이 뒷받침되는 점도 삼성전자 주가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해 들어 전날까지 약 12거래일 동안 개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코넥스)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3조7107억원에 달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07년 한국 가계는 순저축의 80%를 주식 매수에 썼는데, 올해 한국 가계가 순저축의 80%를 주식 매수에 쓴다면 개인들의 순매수는 157조원까지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가계 저축률이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22.3%(2016년)까지 높아진다면 최대 204조원까지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 증권사 김영환 연구원은 "개인 자금이 주식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은 개인들의 자금력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다만 고점 대비 20% 이상 조정이 나타난다면 개인 자금은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2009년과 2011년, 2019년의 사례를 보면 코스피가 고점 대비 20% 넘게 빠졌을 때 개인들의 자금 유출이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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