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약·바이오업계의 매출 챔피언 자리는 셀트리온이 차지했다. 1조8687억원으로 전년보다 65.6%나 확대됐다. 2위도 형제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1조7544억원·59.4% 성장) 몫으로 돌아갔다. 유한양행은 폐암 치료제 신약 렉라자 기술 이전료로 1억달러(약 1100억원)를 받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냈지만, 셀트리온 형제의 높은 성장세에 밀려 2019년 1위에서 지난해 3위로 주저앉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치료제를 잇달아 수주하면서 1조 클럽(1조749억원)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SD바이오센서(1조6000억원)와 씨젠(1조470억원)은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가 폭발한 데 힘입어 제약·바이오업계의 ‘신데렐라’가 됐다. 두 회사의 매출은 1년 만에 10배 가까이 늘었다.
새로운 강자들이 속속 합류하면서 제약·바이오는 매출 1조원 이상 기업 수로 따질 때 IT 및 화학과 함께 국내 3대 ‘대들보’ 산업이 됐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휴대폰 등 IT업종에서 매출 1조원을 넘겼을 것으로 추정된 회사는 18개다. 화학업종은 12개다.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게임 업종과 철강업종은 각각 8개와 6개에 그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초기 2만8022㎡ 규모의 인천 송도 공장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가상현실(VR) 시스템을 구축해 ‘온라인 세일즈’에 나섰다. 공장 실사를 위한 한국 방문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발빠르게 대응한 것이다. 온라인 실사를 통해 작년에만 1조8000억원 규모의 신규 CMO 계약을 맺었다.
깜짝 실적을 이끈 ‘쌍두마차’는 바이오시밀러와 진단키트 업종이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주력 제품으로 밀고 있는 램시마SC의 성장세가 실적 향상에 큰 힘이 됐다.
진단키트 업종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주목받았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월부터 코젠바이오텍 씨젠 바이오니아 랩지노믹스 등이 진단키트를 속속 내놨고 모두 ‘대박’을 터뜨렸다. CMO, 바이오시밀러, 진단키트 수출 호조로 국내 바이오헬스산업 수출액은 지난해 141억달러(약 15조25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54.4% 늘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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