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모 고등학교 학생이 교실 칠판에 '좌파친북 문재인' 등의 문구를 적었다가 반성문을 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독재국가 북한에서나 볼법한 풍경"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권력자를 비판하는 학생의 입을 막는 것은, 아무런 토론 없이 선거 때 어른들이 알려주는 대로 기계처럼 도장이나 찍으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전체주의적 발상"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18세 이상 투표권 허용법안에는 학생들도 정치와 관련된 논의를 활발하게 하라는 입법 취지가 담겨 있는 것 아닌가. 합리적인 토론이 이뤄지려면,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얼마 전 문 대통령을 포함한 여권 인사들을 비방한 포스터를 뿌린 한 청년은 자신을 고소 고발한 이가 누군지도 모른 채 자신의 핸드폰을 수색당하고 수사당하는 고초를 겪어야만 했다"며 "사실상 문 대통령은 북한식 '최고존엄'이 되었고 대한민국에는 대통령 비판도 마음대로 할 자유는 없는 셈"이라고 했다.
전날(20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경기도 모 고등학교 근황'이라는 제목으로 '문재인 빨XX', '좌파친북 문재인' 등의 비방글이 적힌 교실 칠판 사진이 게재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 입양 발언과 관련해서는 '로켓배송 COUPANG BABY'라고 비꼬았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정인이 사건' 재발 방지 대책으로 "입양 후 양부모가 일정 기간 내 입양을 취소하거나 입양 아동을 바꿀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었다.
해당 사진이 찍힌 고등학교는 경기도에 위치한 고등학교가 아니라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K고등학교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경닷컴>은 학교 측의 입장을 청취하려 수차례 전화연결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다만 학교 측은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논란이 된 사진을 보니 (우리 학교) 교실이 맞다. 칠판에 글을 쓴 학생이 누구인지는 특정하고 있으며, 현재 해당 학생을 상담지도하고 있다"며 "해당 학생은 예전에도 온라인상에 논란이 되는 글을 올린 바 있다"고 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학교 측의 조치를 두고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좌파 친북이라는 표현은 의견 표명에 불과하지 않냐"며 "그 대상이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반성문을 쓰게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반면 또 다른 네티즌은 "대통령을 향해 빨XX라는 표현까지 쓴 것은 반성문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며 "더 강한 징계가 내려져야 한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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