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활동과 행위에 따라 규제를 세분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일률적인 집합금지 등 조치로 국민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권 장관은 21일 열린 비대면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내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정밀 방역 조치는 지난 16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안에 일부 담기긴 했다. 이전까지 거리두기 2.5단계에선 실내체육시설은 영업이 전면 금지됐다. 조정안에선 오후 9시~오전 5시 운영 중단으로 제한을 완화하는 한편 △줌바·에어로빅 등 격렬한 집단운동은 금지 △스크린골프장 등 룸 형태는 룸당 4명까지 이용 허용 등 세부 규정을 추가했다. 실내체육시설 안에서 이뤄지는 활동과 행위의 감염 위험도에 따라 규제를 차등화한 것이다. 권 장관의 말은 이런 맞춤형 조치를 더 강화하겠다는 얘기다.
권 장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올 연말까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올 11월께는 국민 70% 이상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 집단면역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그렇게 돼도 감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수칙은 계속 존재해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 백신 관련해서는 "다양한 플랫폼의 백신이 들어올텐데 선택권을 국민에게 주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선택권을 주면 오히려 국민에게 혼란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에서 백신 접종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면밀히 보고 국내 접종이 시작됐을 때 신속한 사후관리가 이뤄지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백신접종계획 수립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접종 시 제기될 다양한 문제에 대비해 정책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며 "이달말까지는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병상 확보 문제와 관련해선 "그간 유행이 확산됐을 때 민간 상급종합병원 등은 다른 환자들을 이송시키느라 코로나19 병상 확보가 지연됐던 게 사실"이라며 "4차 유행을 대비해 병상을 미리 준비해놓도록 하는 식으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저출산·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민연금 고갈도 빨라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를 감안해 복지부는 2018년부터 국민연금 개혁안을 검토했지만 단일안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세 가지 복수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그마저도 국회에서 논의가 안되고 있다. 권 장관은 "국민연금 개혁 문제는 상당히 중요하다"며 "국회가 새로 구성됐기에 다시 논의할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금 개혁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낙태죄의 경우 2019년 4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왔지만 후속 법령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권 장관은 "헌재 결정 후속 조치로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지만 계류 중"이라며 "국회에 협조를 요청하고 후속 조치를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기관이 낙태 시술을 거부하는 문제가 있을텐데 이런 부분이 해결돼야 (낙태 시술에 대한) 건강보험 연계 문제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권 장관은 "올해는 코로나19 관련 백신과 치료제, 방역 등 3박자 전략을 잘 구사해서 국민 일상을 빨리 회복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의료보장, 소득보장, 돌봄, 인구구조 대응 등 과제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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