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난해 수출이 역대 3번째로 큰 폭으로 감소하고도 무역수지가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한국과의 교역에서 대규모 흑자를 낸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재무성이 21일 발표한 2020년 무역통계(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은 전년보다 11.1% 감소한 68조4066억엔(약 727조원), 수입은 13.8% 줄어든 67조7319억엔을 나타냈다. 이로서 일본은 지난해 6757억엔의 무역흑자를 올렸다. 2조9072억엔 흑자를 낸 2017년 이후 3년 만에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 감소폭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난 2009년(-33.1%)과 플라자합의(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재무장관이 외환시장에 개입해 엔화와 독일 마르크 가치를 절상시킨 합의)가 이뤄진 이듬해인 1986년(-15.9%) 이후 세번째로 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주력 품목인 자동차 수출이 20.0% 감소한 영향이었다. 엔화가치가 급등하지 않았는데도 수출이 크게 줄어든 점이 과거와 차이점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진단했다.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지난해 무역흑자를 낼 수 있었던 것은 한국과의 교역에서 흑자폭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에 대한 수출은 5.5% 감소한 4조7662억엔, 수입은 12.1% 줄어든 2조8378억엔으로 1조9284억엔의 흑자를 냈다.
우리나라에 대한 무역흑자 규모가 1년새 6.2% 늘었다. 한국은 미국에 이어 일본의 2대 무역흑자국이었다.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는 5조1859억엔으로 21.6% 감소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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